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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저널 이사. 뉴욕 AM 1660 K 라디오 방송위원 /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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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컬럼] 본격적인 대선 국면과 유권자 한 표의 중요성.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모두 마무리함에 따라 미국은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접어들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백악관 정원에서 가진 수락연설을 통해 “이번 선거는 아메리칸 드림을 구할지, 우리의 소중한 운명을 사회주의 강령이 무너뜨리는 걸 허용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이른바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밤 후보수락 연설은 재선을 노리는 현직 대통령이 아닌 도전자의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 입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조 바이든이 47년 간 가한 피해를 되돌리는데 지난 4년을 보냈다”면서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들고나온 ‘트럼프 심판론’에 ‘바이든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소개를 받아 무대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나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 그리고 한없는 낙관과 함께 미국 대통령을 향한 지명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하면서 새 임기에 경제를 재건하고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며, 미국의 신념과 가치, 역사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실 대응 비판을 받는 코로나19에 대해선 “우리는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을 내놓고 있으며, 연말 또는 그보다 훨씬 전에 백신을 생산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바이러스를 이기고, 대유행을 끝내며, 전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는 경쟁 상대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한 포문을 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47년 간 상원의원과 부통령을 지내면서 워싱턴 정치의 중심에 있었던 사실을 부각시키며 바이든 심판론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47년 간 블루칼라 노동자에게 기부를 받고 그들을 껴앉고 입을 맞춘 다음 워싱턴으로 돌아와 그들의 일자리가 중국과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도록 각종 의회 법안에 투표했다”면서 “바이든은 미국 정신의 구원자가 아니라 미국 일자리의 파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의 의제는 ‘메이드 인 차이나’이고, 나의 의제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찬성해 미국 일자리 유출을 촉진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펜스 부통령에 이어 “바이든은 사회주의를 위한 트로이 목마”라면서 색깔공세도 펼쳤다. 그는 “유권자들은 지금처럼 두 정당, 두 비전, 두 철학, 두 의제 사이에서 더 분명한 선택에 직면한 적이 없다”면서 “좌파가 권력을 잡으면 도시 주변 거주지를 무너뜨리고 여러분의 총기를 몰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 예산 삭감에 찬성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공권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미국에선 누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제조업 노동자와 교외 거주 백인 중산층, 보수 기독교인 등을 겨냥해 불안감을 자극한 것이다.

이런가운데 미국의 여론조사 회사 라스무센 리포트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5%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46%)을 1%포인트차까지 따라잡았다고 발표했다. 라스무센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했던 몇 안되는 여론조사 회사 중 하나였다.

라스무센은 이날 트위터에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는 지난 19~25일 투표의향이 있는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지난 8월 5~11일 라스무센이 같은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49%) 전 부통령이 트럼프(43%) 대통령을 6%포인트차로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차이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 7월5~11일의 이 회사 조사에선 이 격차가 10%포인트에 달했다.

인종별로 백인들의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49%, 흑인은 29%, 그외 다른 인종은 41%로 나타났다. 바이든의 경우 백인 45%, 흑인 58%, 다른 인종의 지지율은 41%였다. 이를 볼 때 트럼프는 백인, 바이든은 흑인과 기타 유색인들의 결집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보수성향의 라스무센은 지난 2016년 9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43%의 지지율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41%)을 이기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라스무센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지속적으로 예상한 거의 유일한 여론조사 회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라스무센에 대해 수차례 “가장 정확한 여론조사 회사”라며 추켜세웠다. 그러나 라스무센은 집전화와 자동응답 시스템(ARS)을 이용한 여론조사가 많아 정확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 라스무센은 지난 2004년과 2008년의 대선 예측은 정확했다고 평가받았지만, 2000년과 2012년엔 가장 부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여론조사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이 이날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낸 지지율은 바이든이 50.6%로 여전히 트럼프(42.2%)를 8.4%포인트차로 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은 69%,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30% 정도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지을 6대 경합주(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애리조나)에서의 평균 지지율은 바이든이 48.4%, 트럼프 44.7%로 3.7%포인트차밖에 나지 않는다고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밝혔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에선 이달들어 실시된 8번의 여론조사 중 4번은 트럼프가, 4번은 바이든이 이기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4년전 대선의 상황이 그대로 떠오른다는 다수 관측통들의 지적과 함께 이번 대선에서의 유권자들의 한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상기시켜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