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on: Dec 26, 2019
최근 이곳 워싱턴 지역을 비롯한 미 전역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이나 총영사관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시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들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국 경찰이나 검사 사칭을 넘어 한국 금융기관들의 공문서까지 위조하는 대담하고 지능화되고 있다. 오죽하면 주미대사관에서도 자체 사이트를 통해서, 그리고 각 동포 언론매체에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를 당하는 한인들이 없도록 사전 예방을 실시하고 있겠나 싶다.
며칠 전 이곳 단체장 출신인 최 모 회장에게도 그런 전화가 왔다고 알려 왔다. 최 회장은 “자신을 주미대사관 직원이라고 밝혔고, 워싱턴 DC 대사관 번호와 비슷한 202-939-**** 번호를 사용하여 믿고 전화에 응답했지만, 내가 출국금지 또는 국제범죄 등에 연루됐다며 개인 신상정보를 요구하여 보이스 피싱인 줄 알아챘다”면서 “대사관 어느 과에 근무하며, 당신의 직속 상관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전화를 끓더라”고 했다.
최 회장은 또한, “보이스 피싱 사기행각이 강 건너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나에게도 접근을 해왔다. 지능적이고 치밀한 수법까지 동원하고 있으니 동포 여러분들의 각별한 주의를 홍보해달라”고 부탁해 왔다.
실제로 뉴저지에서는 70대 한인 여성이 한국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에 속아 8만여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23일 뉴욕 총영사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뉴저지에 거주하는 70대 중반의 한인 여성 박 모 씨는 지난 10월 한국 검사를 사칭한 김 모 씨로부터 “마약거래와 연계된 대포 통장 발급과 신용카드 개설 등 금융법과 마약법 위반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당장 한국 검찰에 공탁금을 내지 않으면 미 사법기관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긴급 체포를 하겠다”는 전화 협박을 수차례 받고 범인이 지정한 홍콩내 중국계 은행 계좌에 총 8만4,000달러를 송금하는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범인으로부터 전화와 카카오톡을 통해 지속적인 협박에 시달리던 박 씨는 “돈을 보내지 않았다간 범죄자로 몰려 정말로 체포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총 7차례에 걸쳐 송금했다고 한다.
뉴욕 총영사관에서는 피해 예방 차원에서 그들의 치밀한 수법까지 발표했는데,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한국 전화번호(82-2-700-3611)를 이용해 경찰이나 검사를 사칭하고, 대포 통장과 신용카드 매매와 관련해 금융법을 위반했다고 협박한 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탁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사기범들의 수법은 우선 전화를 걸어 카카오톡 등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계정이나 전화번호를 확보한 후 서울지방중앙지방경찰청과 금융감독위원회 명의의 정교하게 위조된 공문서를 전송, 수신자를 믿게 만든다. 이후 수신자의 은행계좌 등 개인 정보를 수집한 뒤 범행에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시애틀 지역에서도 한인 여성 2명에게 시애틀 총영사관 직원을 사칭해 한국 경찰청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속여 각종 금융정보 등을 알아내는 사기 사건이 발생했을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보이스 피싱 사기, 나는 당하지 않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 총영사관 김봉주 영사는 전화 통화에서 “이곳 워싱턴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주에서도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당신이 픽업해야 할 서류가 대사관에 있으니 연락을 해달라고 하여 전화를 걸면 9번을 눌러라고 한다. 9번을 눌러면 어딘가 연결이 되고 그때부터 사기 전문가들이 작업을 한다.”고 그들의 보이스 피싱 사기 수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또 “대사관에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평소 언론매체들을 접하지 못하는 노인들이다”면서 “만약 그런 전화를 받으면 먼저 주위 친지들이나 교회에 의논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Hiuskorea.com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