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on: Jan 30, 20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중국 우한 지역으로부터 격리되어 온 우리 교민들의 수용지를 놓고 한 동안 집단 이기주의의 발현으로 대혼란을 겪었다는 한국 소식이다.
공공이익이라 해도 우리 동네만큼은 안된다는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NIMBY)이 벌어지면서 같은 민족을 난민 신세로 만들뻔 했던 것이다.
질병으로부터의 국민 보호는 국가의 의무이고,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나라를 돕는 것은 이웃 나라의 의무이다. 내가 속해있는 사회와 세계가 어찌 되건 말건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다는 인간의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결국 인류 멸망이라는 재앙을 앞당기고 있다는 생각부터 든다.
이곳 페어팩스 66번 도로 일대에는 대형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부슬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불도저가 작은 숲을 쓸어버리는 공사가 한창인 램프(Ramp)를 진입할 때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은 라쿤(너구리) 한 쌍의 불쌍한 눈이 헤드라이트 속으로 보인 적이 있다. 도로로 내몰린 그들은 인간들에 대한 복수심을 품은 채 정처 없이 헤매다 차에 치어 죽었을 것이다고 생각하면 아직도 웬지 슬프다.
미국에서 동네 길 이름에 FOX라는 글이 들어가면 그 땅의 주인은 원래 여우였다고 보면 된다. 자신들이 대대로 살아오던 숲에 인간들이 집을 짓고 들어오자 먹이가 부족한 여우들이 집 마당에서 노는 강아지까지 물고 가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고, 광견병으로 비상이 걸리곤 한다.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우한폐렴’은 박쥐와 뱀으로부터 감염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 한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인들이 박쥐와 살아 있는 생쥐를 맛있게 먹고 있는 동영상이 전 세계에 날아다니듯 그곳 사람들은 박쥐와 뱀뿐만 아니라 온갖 짐승 고기를 먹고, 사고팔고 있었다. 그것도 되도록이면 살아 있는 상태로.
그곳 사람들 흉볼것도 없다. 1970년대 한국에서도 까마귀는 날으는 인삼인 “비삼’이다 하여 한 마리당 최고 30만원까지 거래되었고, 노루, 너구리, 족제비 등 야생동물들은 그 개체수가 씨가 마를 정도였다. 오죽하면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자마자 야생동물 박제를 금지시키고 전국에 널려있던 뱀탕집 단속을 지시했을까?
우리가 흔히 앓고 있는 독감은 철새에 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지며 발생했고, 아프리카에서 발병한 ‘에볼라 출혈열’은 쥐와 같은 설치류 등에 있던 에볼라바이러스 탓에, 아직도 정복하지 못하고 있는 에이즈는 아프리카 원숭이에 있던 HIV로 인해서, 그리고 사스와 메르스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고양이, 낙타를 중간 숙주로 하여 사람에게 감염됐다.
이렇듯 동물의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를 거치거나 직접 사람에게 옮겨지는 이유는 야생 동물을 먹거나 서식지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동물이 가지고 있던 여러 종류의 악종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인간의 자연 생태계 파괴에 대한 자연의 복수라고 생각한다.
자연 생태계에는 피라밋 형태의 먹이사슬이 형성되어 스스로 개체수가 조절된다. 그런데 중간에 인간이 끼어들어 그들의 삶의 환경을 파괴하고, 먹이사슬 질서를 파괴시킨다면 공존이 아니라 공멸의 길로 가게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더 인류에게 위험한 재앙으로 아마도 10억명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바이러스”라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조심하지 않으면 1915년 약 5000만명의 사상자를 낸 독감과 같은 전염병이 향후 10~15년 내 발생할 것”이라고 무시무시한 경고를 했다.
사람과 동물 간에 상호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 재앙을 막는 길은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동거만이 답이다.
인간의 끓임 없는 욕망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그로 인한 자연계의 복수. 이렇게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갔다 간 그들의 복수에 이길 재간이 없다.
Hiuskorea.com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