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워싱턴 지역사회까지 긴장시키자 생필품 사재기 열풍이 불어 대형마켓에 쌀이 떨어졌다.
사재기 열풍은 지난주 미 서부 워싱턴주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LA 지역에서 대한항공 확진자 승무원 사태로 한인사회가 술렁이면서부터 서부지역에서 먼저 시작됐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부분 지역 여행금지” 조치를 내리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어버려 뉴욕, 워싱턴 등 동부지역까지 확산된 것이다.
아침 일찍 버지니아 센터빌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마켓에 쌀이 떨어졌다”는 전화를 받고, 대형 마켓인 롯데와 H-MART 두 곳을 둘러보니 지난 주말 마치 태풍이 불고 간 듯 쌀을 진열하는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마켓 관계자에 따르면 쌀뿐만 아니라 물도 일찌감치 동나 다시 배달을 받았고 라면, 햇반, 통조림 등 장기 보존이 가능한 식품들도 갑자기 찾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품귀현상이 난 쌀은 가격 면이나 양적으로도 적당한 40 LBS 사이즈였는데, 좀 더 작은 사이즈의 쌀들도 갑자기 많이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마켓 매니저는 다음 주부터는 쌀 가격이 최고 30% 이상 올라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 근거로는 쌀은 거의 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생산되어 유통되고 있는데, 이미 서부 지역에서부터 사재기가 시작되어 수급 불균형이 왔기 때문이다고 한다. “누가 이렇게 쌀 사재기를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는 “한국 사람보다도 중국, 베트남 사람들이 더 많이 와서 사갔다”고 대답했다.
애난데일에서 동양식품 도매상인 ‘WON TRADING’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사장은 “대분의 쌀과 라면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 품귀현상과 가격상승은 일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타 한국이나 중국에서 오는 수입품들은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전망했다.
마켓 앞에서 만난 이 모 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 차원에서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만 사러 나왔다”면서, 왜 쌀은 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식구들은 쌀은 그리 많이 먹지 않지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쌀을 왜 걱정하나?”고 오히려 반문했다.
각기 내가 먼저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을 “각자도생(各自度生)”이라고 한다. 어차피 비켜가지 못할 ‘코로나19’ 사태이라면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나부터 먼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자. 사재기를 통한 각자도생은 사회 전체가 공멸의 길로 가는 행위이다.
Published on: Mar 2, 2020
‘하이 유에스 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