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전례 없는 불황을 맞고 있는 애난데일 한인상권에 좀 도둑과 권총 강도까지 설치면서 업주들을 더 깊은 고통 속에 빠트리고 있다.
도적들이 마치 “날 잡아 봐라”는 식으로 비웃듯 한인 상가를 휘젓고 있자, “한인 상권은 우리가 지킨다”는 구호 아래 ‘자경단’이 조직되어 이제 이 도적들을 쫓아내고 있다.
재향군인회 워싱턴 지부(회장 김인철)에서 지난 16일 밤부터 4인 1조로 매일 밤 조를 편성하여 오후 7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한인 식당가를 중심으로 순찰을 돌고 있어 밀착 동행 취재를 했다.
오후 7시, 대원들이 집합한 곳은 애난데일 버거킹, 이곳을 임시 본부로 하여 장비를 점검하고 1차 순찰을 돈 후 잠시 커피라도 마시며 휴식하는 공간이다.
도적을 때려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으니 엄두도 내지 말라는 식의 경고에 가깝다보니 준비 장비라곤 번쩍이는 손전등, 호루라기, 사이렌 소리가 나는 핸드 마이크 등이 전부이다.
7시 20분, 가보자·장어시광어동·카페누아를 거쳐 약간 후미진 곳에 위치한 카페솔레 주위를 경고음을 울리면서 어두운 곳 구석구석 손전등을 비춘다.
이런 식으로 장원반점, 중화원, 설악가든, 한강식당, 예촌, 낙원식당, 예촌, 중미반점, 서울플라자 등지를 순차적으로 순찰을 끝낸 시각은 8시 30분. 거의 1 시간가량의 1차 순찰을 마친 자경단원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뜨거운 커피로 언 몸을 녹인다.
똑같은 코스, 똑같은 방법으로 2차 순찰까지 끝난 시간은밤 10시 15분경, 각자의 처소로 돌아 갈때는 비록 육신은 고단하지만 이날 받았던 식당 주인들의 “고맙습니다”라는 한 마디에 피곤은 싹 가신다.
이날 애난데일 한인 식당가 분위기는 해가 지면 고객들이 눈에 띠게 줄어들어 식당 주인들의 한숨 소리만 가득했다. 관심을 가지고 고통 분담을 함께 나누는 자경단에그들은 하나 같이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고 어떤 업주는 연로하신 분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함에 눈물이 잠시 비치기도 했다.
한인회들의 주선으로 가졌던 지방정부, 대사관, 경찰국 합동 대책회의 후 애난데일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다고 한다. 순찰차가 눈에 띠게 늘었고, 이제 권총 강도 용의자도 체포되었으니 분명 더 좋아 질 것이다.
하지만 한인 상권의 범죄 예방에 대한 인식에 문제는 있었다.
무엇보다 방범 카메라 시설이 부실했다. 이번에 체포된 권총 강도 용의자에게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될 범행 현장 동영상도 옆집 건물 카메라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한인 식당 파킹장 주변이 어두웠다. 차량털이범이나 강도들이 활동하기 안성마춤 분위기이다. 식당주인이나 건물주들은 매출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고객들의 편리와 안전을 위해서라도 속히 환경 개선부터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