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첫 화이자 백신 일반접종 시작에 이어 18일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의 긴급사용도 승인하면서 ‘접종 속도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 퍼져 있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 발목을 잡고 있어 내년 2월 말까지 1억 명에게 백신을 맞게 하겠다는 계획에 큰 차짏을 빗고 있다.
지난 9일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발표한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47%로 절반에 못 미쳤다.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은 “미국 내에서 백신이 너무 빨리 승인됐다”는 것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안전성을 믿지 못하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국민들 저변에 깔려 있는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백신 불신이 국가 방역 대책에 심각한 문제점으로 떠오르자 정치 지도자들이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개 접종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어떤 지방 정부에서는 750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당근책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펜스 부통령(61세)은 부인 카렌 여사, 미 행정부 공중보건 책임자인 재롬 애덤스와 함께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건물에서 백신을 맞았다. 최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는 펜스 부통령 모습은 TV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78)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69)는 오는 21일 공개 접종할 계획이다. 일주일 뒤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부부의 백신 접종이 예정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쳐 “백신을 믿어야 한다”면서 전 국민의 백신 접종을 동참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돈을 지급하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어 화제이다.
18일 NBC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노샘프턴카운티 의회는 17일, 그레이스데일 요양시설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으면 750달러를 지급하는 예산안을 승인했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신 인센티브 지급으로 접종률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반면에 미국의 일부 부유층이 거액의 기부금을 제시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새치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는가 하면, 한국에서는 미국으로의 백신 접종 여행을 오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도 전해온다.
18일, 미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부유층이 수만 달러의 현금을 내겠다며 코로나 백신 새치기를 문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기 물량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엄격한 예방 접종 우선순위를 연방정부가 정해놓자 부자들이 기부금 등을 미끼로 접종 순위를 당겨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한 병원의 의사는 “최근 부유층 고객으로부터 3만 달러 상당의 기부금을 낼테니 접종 순위를 당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새치기는 절대 안된다고 돌려보냈다”면서 “이 뿐 아니라 유사한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영국이나 미국으로 여행을 가서 원정 접종을 맞으려는 문의가 유명 여행사에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곳 워싱턴 동포사회에도 한국 지인들로부터 심심지 않게 원정 접종 여행에 관한 전화가 오고 있다고 한다. 이는 최초 일반 접종 계획이 2~3월 경으로 잡히고 있는 한국 내 백신 공급 정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유에스코리아(Hiuskorea.com) 강남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