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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정례 브리핑을 보면 전문가는 보이지 않고 원맨쇼하는 트럼프만 있다. 이렇게 대통령 원맨쇼로는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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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백악관 정례브리핑 “TV 째려보기”

매일 저녁 미 전역에 중계방송되는 ‘코로나19(COVID-19)’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을 보고 있노라면 대책 전문가는 없고 선거 유세하는 대통령만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TF를 구성했으면 분야별 전문가들이 나와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정부당국 계획을 밝혀야 국민들이 더 신뢰하고 정부 정책에 따라갈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통령 원맨쇼로는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는 생각이 자꾸든다.

해외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하여 연일 칭찬을 쏟아 내고 있다. 나는 그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방역 전문가들 뒤에 서 있는 리더십이 성공을 거두었다”라는 기사에 더 눈길이 가면서 트럼프와 비교해보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적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각국 보건당국의 전문 관료들이 영웅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하면서 그중 대한민국의 정은경 본부장이 더 돋보인다”고 비중 있게 소개해 화제가 됐다.

이렇듯 칭찬이란 남이 해야 진정성이 있다. 트럼프처럼 ‘자화자찬’ 해봐야 국민들과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백악관 TF의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이런 좌충우돌식 독점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50개 주가 전부 재난지역으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54만 명, 사망자가 2만 명이 훌쩍 넘어가고 있고, 뉴욕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상태임에도 최고 지도자라는 대통령이 심각해야 할 대비책을 마치 자신의 개인 감(感)에 의존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심지어는 과거의 정책 발언을 손바닥 뒤집듯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5월부터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르는 그에게 “그런 재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어떤 기준을 사용하는지요?”라고 어느 기자가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바로 여기가 측정 기준”이라고 했는 가 하면, 7일 브리핑에서는 “몇 주 전에 대통령께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독감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무엇이 바뀌었나?”라고 묻자 그는 즉답으로 “나는 2주 전에 독감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잡아떼기도 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 같은 이런 브리핑 방식을 놓고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매일 하루 1, 2시간 정도의 브리핑 시간을 직접 진행하고, 기자들 질문에 직접 답하는 가 하면 기존 분야별 전문가들과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 되레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그래서 그의 재선 가도에도 도움이 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이 모든 질문에 직접 대답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하면서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질문도 전문가들이 받도록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 전문가들뿐 아니라 복지부 장관까지도 나서서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몇 차레 보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묵살해버린 부분에 대해 대통령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고, 의회에서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 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이다고 한다.

솔직히 그의 브리핑 진행을 보고 있노라면 2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지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중계 방송을 시청하는 국민들은 이런 비상시국에서 좀 더 긴장되어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대통령은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영화 감독 역할만 하면 된다. 촬영은 촬영감독에게, 주연은 유능한 배우에게 맡겼으면 좋겠다.
Published on: Apr 12, 2020
‘하이유에스 코리아’ 대표 강남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