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기억연대(정대협의 후신) 윤미향 전 이사장의 불투명한 회계운영을 지적했던 이용수 할머니(92)의 2차 기자회견이 워싱턴 시간으로 오늘(25일) 새벽 1시 40분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렸다.
예정됐던 시각보다 40분 늦게 휠체어를 타고 입장한 할머니는 40여 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준비된 원고 없이 앞뒤 논리정연한 말씀과 과거의 날짜를 또렷이 기억할 정도로 총기도 밝아 보였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에 대한 폭탄성 추가 폭로는 없었고 지난번 1차 기자회견 내용을 크게 벗어난 주장은 없었다.
이날 기자회견 내용의 큰 틀은 윤미향 당선자의 기부금 유용·횡령 부분은 검찰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는 것과 윤 당선자와의 30년이라는 애증의 기간 동안 서운했던 부분에 대한 분노, 그리고 위안부와 정신대 문제를 분리하여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먼저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둘러싸고 계속 나오는 의혹에 대해선 “엄청 나더구나”, “검찰에서 꼭 죄를 물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벌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1992년 6월 25일 그 당시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 간사였던 윤미향 당선자를 처음 만나 농구 시합장 모금을 시작으로 30년 동안 학생들 고생시켜 가면서 왜 바보처럼 이용만 당했나? 펑펑 울었다”, “한쪽 눈이 실명 상태인 김복동 할머니를 미국으로, 어디로 끌고 다니면서 이용했다” , “그녀는 사리사욕 채워서 국회의원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이용수 할머니는 강제 노역에 동원됐던 남·녀 근로정신대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구분되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정대협이 두 사례를 묶어 활동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를 정신대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만두의 고명으로 비유하면서 “공장 갔던 할머니는 공장에서 일했지만 위안부 할머니는 간 데가 다르다”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다시 끄집어냈다. 이 할머니는 14세 때 밤에 끌려가 전기고문까지 당하고 군화발로 허리를 차이면서 “살려 달라”, “엄마”라고 크게 불렀던 아픈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증언했다. 자신들의 이런 증언을 한 번도 받지 않고 책을 발행하여 6500원에 팔았던 것에 대해서도 서운해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은 정신대 할머니를 위한 모임인데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해 30년 동안 뒤섞어서 속이고 이용했다. 30년 동안 앉아서 사죄하고 배상해라 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뭔 줄 알아서 사죄하고 배상하느냐”고 하면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과 한국은 이웃나라이다. 장차 나라의 주인인 양국 학생들이 친하게 지내면서 올바른 역사를 배우게 하여 위안부 문제 사죄 배상을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천년만년이 가도 반드시 일본이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끝까지 당하는 제가 너무 부끄럽다”면서 “여자이기에 이런 위안부 누명을 쓴다. 여자란 두 글자를 손상시켜 세계 모든 여성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늘나라에 가서 언니 할머니들한테 내가 이렇게 해결하고 왔으니 용서해달라고 빌 것”이다고 하면서 눈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Published on: May 25,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