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들었으니 쏘지마”
소낙비를 몰고 오는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던 5일 오후, 시민 대표적 거주 지역인 조용한 센터빌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인종 차별에 대항하여 학생 단체인 ‘DC Teen Action’가 주도하고 있는 이날 평화 시위에는 어림잡아 800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흑인 인종 차별 시위에 많은 백인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흑인 인권문제는 이제 범 국민적인 인권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이렇게 분열되어 가다간 미국이 망할 수도 있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비폭력 국민 저항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자발적으로 시위대를 위해 준비해온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고 질서유지를 위해 나온 페어팩스 소속 경찰들은 안면을 가리지 않은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마스크를 나눠주기도 했다. 시위 현장에 나온 경찰이 불과 2명뿐일 정도로 시위는 평화적일 것이다는 관련 기관들의 판단이 있었을 것임을 예견할 수 있었다.
시위대에는 한인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페어팩스 거주 김 모씨는 “우리도 마이너리티이다. 우리도 언제든 그런 일을 당할 수 있고, 그런 비슷한 일을 당하며 살고 있다”고 하면서 “작은 아들은 워싱턴디씨 시위에 참여하고 있고 이곳에는 큰 아들과 함께 왔다”고 했다. 미주동포사회에서도 이번 사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0분 정도의 집회가 있은 후 시위대는 인근 사거리로 시가행진을 펼쳤고, 지나가던 차량들도 경적을 크게 울리며 시위에 동조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 공식 행사가 끝난 후에도 시위 참가자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늦게까지 군데군데 모여 구호를 외쳤다. 퍼붇는 소나기도 그들의 인권과 평화에 대한 열망은 식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이태봉 기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