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애난데일 ‘평화 소녀상’이 일본인도 아닌 같은 한민족에 의해 어처구니없는 봉변을 당했다. 그는 지나던 한인에 의해 제지를 당하면서도 세 차례에 걸쳐 소녀상을 넘어트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가 왜 그런 만행을 저질렀지는 아직 체포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지만, 주위 소문에 의하면 그는 40대 한인으로 10여 년 전까지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을 하는 등 정상적인 삶을 살았어나 최근에는 홈 리스가 되어 애난데일을 자주 배회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워싱턴 애난데일 ‘평화 소녀상’은 2019년 10월 27일 제막식을 가졌다. 2016년 11월에 워싱턴에 도착했으나 일본의 끈질긴 방해 공작으로 안식처를 찾지 못해 거의 3년 동안 창고에서 평범한 수하물로 보관되어 있다가 본 기자의 주선으로 현재 그 자리에 있게 되었다. 2020년 1월에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도 찾아와 헌화식을 갖는 등, 애난데일 소녀상은 어느덧 워싱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어 있다.
훼손된 다음 날 평화 소녀상 지킴이 회원들이 쉽게 무너지지 않게 지지대를 바닥에 박는 등 보수공사를 했다. 하지만 소녀상 훼손 행위는 과거에서 보았듯 페인트칠, 오물 투척, 망치 질 등등 누구나 언제든지 손쉽게 저지를 수 있는 형편에 처해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언론 보도에 의한 소녀상 건립 취지 홍보 효과도 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터지자 그곳에 소녀상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던 사람들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아마 일본 측에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뿐 아니라 전체 소녀상에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이런 물리적 훼손보다 더 큰 문제는 좌우 진영의 정치적 악용에 의한 훼손이다.
분명히 이용주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은 윤미향 의원의 있어서는 안되는 단체장 개인의 일탈 행위에 대한 불만이었는데, 삽시간에 좌우 진영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어 정신대와 소녀상의 설립 취지까지 훼손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윤미향 전 대표의 혐의는 간단한 계좌 추적만으로도 쉽게 밝혀질 수는 사건일진데 검찰에서는 왜 미적거리고 있는지?.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소녀상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좌우 진영의 꼬락서니를 보면 악취에 구역질이 날 지경이고, 정치권에 휘둘리고 있는 검찰을 보고 있노라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이다.
‘평화 소녀상’은 일본의 반인륜 전쟁범죄 부인과 역사 왜곡에 대항하여 만들어졌지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평화’를 상징하고 있다. 그래서 ‘평화 소녀상’에만큼은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어야 한다.
수년 동안의 힘든 과정을 거쳐 어렵사리 건립된 ‘워싱턴 평화 소녀상’이다. 세계의 정치 수도라 불리우는 워싱턴에 위치하고 있어 언제든지 정치에 휘둘릴 수도 있다. 다시는 훼손 당하지 않도록 하는 물리적 보호와 관리가 있어야겠지만, 정치적 보호도 필요하다. 또한 소녀상 건립에 흔쾌히 사유지를 제공한 건물주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도 있으야 할 것이다.
이곳은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이 회복되는 자리이자 세계 여성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