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세계의 이목을 받으면서 메릴랜드 주에 도착했던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사용이 중단되었다.
메릴랜드 최대 일간지 ‘볼티모어 선’은 9월 18일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지난 4월 한국에서 수입한 50만 건의 코로나19 검사 키트에서가짜 양성이 속출하고 있고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메릴랜드대학 연구소에서도 검사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볼티모어 선 지는 메릴랜드 보건시설협회 조셉 드마토스 회장의 주장을 인용해 “지난주 메릴랜드주 내 요양원들의 무증상 양성자를 대상으로 한 재검사에서 수십 개의 거짓 양성 검사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요양원들은 지난 5월부터 매주 검사를 하고 있고, 대다수가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한 시설에서 30명 이상이 양성이 나온 것은 드문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메릴랜드대학연구소에서는 “랩지노믹스의 진단키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연구소에서는 현재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는 독감과 ‘코로나19’ 2개의 진단이 가능한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검사키트로 교체해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진단 키트를 수출한 한국의 분자진단 헬스케어 전문기업 랩지노믹스사의 진승현 대표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을 뿐더러 미국에서 소명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고 한국 중앙일보에서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 정부에서도 진상 파악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외교부와 함께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하면서, “해당 제품은 수출용이어서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 질병 관리청 관계자의 말도 함께 보도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외신 내용이 맞다면 메릴랜드주에서 자료나 소명을 요구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걸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사 내용 중 검사 과정에서 오염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는 것 같은데 정식으로 문제제기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아직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주에 미국 식품의약처(FDA)에서 진행한 진단키트 성능 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우리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파악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에서 공수된 50만 회 분의 한국산 진단 키트는 메릴랜드대학연구소와 프레드릭 소재 CIAN 연구소에 보내져 요양원, 대학, 교도소, 볼티모어컨벤션센터 등에 사용됐다. 지난 15일까지 메릴랜드대학은 제공받은 37만 개의 검사키트 중 13만8,000개를 사용했고, CIAN은 13만 개 중 7만2,000개를 이용했다.
메릴랜드 주지사는 래리 호건으로 한국계인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 여사와 결혼해 ‘한국 사위’로 알려져 있기도 하여 친한파로 통한다. 주정부와 보건국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결론을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보건 당국과 외교부가 함께 사실 확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한미 양국간 진실 게임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