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디플레이션 국가 일본서도 인플레이션 조짐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완전히 복원되지 않았고, 물류대란도 빚어지면서 유가에서 닭고기까지 모든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지구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물가는 상승하는데 경기는 위축되는 현상) 공포가 몰려오고 있다.
올 들어 천연가스 가격이 400% 폭등하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석탄가격도 140% 급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제유가도 8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87센트(1.08%) 상승해 배럴당 81.31달러를 기록했다. 북해 브렌트유 12월물도 82센트(0.99%) 뛰어 배럴당 84.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7년래 최고치다.
◇ 푸틴 “유가 100달러 가도 놀라지 않을 것” :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원유를 무기로 쓰지 않을 것이지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뿐만 아니라 닭고기 등 생필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영국의 가장 큰 닭고기 생산업체인 ‘투 시스터스’ 그룹은 “4달러(약 4700원)의 닭고기로 4인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며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이 두자릿수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올해 말까지 4%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의 2배다.
◇ 만성적 디플레이션 국가 일본서도 인플레 : 저성장으로 인해 임금뿐 아니라 생필품 가격이 수십 년 동안 오르지 않아 대표적인 디플레이션(물가하락) 국가인 일본에서도 물가가 오르고 있다.
일본에서도 최근 커피와 쇠고기 등 생필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 중국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 사상최고 : 중국에서는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14일 중국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10.7% 상승했다. 이는 PPI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로이터 집계 이코노미스트 예상치(+10.5%)와 전월치(+9.5%)도 모두 웃돌았다.
전력난과 치솟는 원자재 가격으로 생산자 물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 성장률 하향 잇달아 : 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성장률 전망 하향은 잇따르고 있다. 세계최고의 투자은행인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중국에 이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보고서를 내고 미국 경제성장의 동력인 소비자 지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7%에서 5.6%로, 내년 전망치도 4.4%에서 4%로 각각 하향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했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8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8.2%에서 7.8%로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9%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7월 제시한 6%보다 0.1%p 낮은 것이다.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정체되는 현상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하지만 경제도 같이 성장한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은 정체돼 있는데 물가만 상승한다. 가장 좋지 않은 경제현상인 것이다.
그런 스태그플레이션이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박형기 기자 sinopark@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