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혼란이 이미 세계 경제 성장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고 앞으로 상황은 악화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 주요국들은 공급망 문제에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해지며 임금까지 상승하고 있다.
높아진 물가와 임금 압박에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금리 인상 압박도 높아진다. 세계 2대 경제국 중국은 성장률이 사실상 30년 만에 최저로 내려왔다.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금리 인상으로 자칫하면 취약한 세계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침체+물가상승)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급망 파괴…유가 200달러 베팅 등장
백신 접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서히 물러나고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팬데믹(대유행)은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키는 매우 파괴적 문제를 남겼다고 CNBC방송은 1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침체됐던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망은 곳곳에서 병목현상을 빚으며 수요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공급난에 에너지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돌진중이며 옵션시장에서는 200달러 베팅까지 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5달러, 심지어 180달러까지 뛸 것으로 보는 콜옵션 계약에도 최근 트레이더들이 몰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면 콜옵션을 매수한다. 마크 베니그노 스톤X그룹 에너지 트레이딩 부문 공동 책임자는 “이렇게 미친 듯한 공격(베팅)은 오랜 만에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급난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경통제, 이동 제한, 글로벌 백신패스 부족, 보복 수요가 모두 합쳐져 완벽한 폭풍(퍼펙트 스톰)이 만들어졌다고 무디스의 팀 우이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공급이 제시간이 이뤄지지 않아 세계적으로 생산이 지체되고 비용과 가격이 올라 결과적으로 세계 성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中경제 일본화…미국발 금리 쇼크
중국 성장까지 휘청였다. 3분기 중국 성장률은 4.9%를 기록했는데 이는 1년 만에 최저다. 지난해 1분기에 마이너스(-) 6.8%까지 추락했지만, 이는 팬데믹 충격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3분기 성장률은 사실상 1991년 이후 30년 만에 최저다. 부동산 불안, 에너지 위기, 공급망 정체 등 역풍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1990년대 일본과 같은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한다. 중국이 30년 전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일본과 닮은 점으로는 △막대한 부채 △인구 고령화 △미국과의 불화 등이 꼽힌다.
여기에 미국은 인플레로 금리 인상 압박이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15일 낸 투자노트에서 지난해 증시 랠리를 이끈 ‘성장쇼크’, 올해 상품(원자재) 가격을 치솟게 한 ‘인플레이션쇼크’에 이은 ‘금리쇼크’가 내년 증시를 강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팬데믹 사태가 끝나고,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30조달러 규모의 통화부양책을 거둬들이면 증시가 올해와 같은 상승 탄력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게 확실시된다고 예상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재임, 고용자수 회복, 임금 및 임대료 상승 등 3가지 촉매가 금리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BoA는 예상했다.
신기림 기자 shinkirim@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