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03년 20대 미주 한인회 총연합회 취임식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와 미주한인회장협회(미한협)의 통합이 9부 능선을 넘어 서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다.
양측의 통합 추진은 9월 11일, 미주총연 조정위원장인 이민휘 전 총회장과 미한협 비상대책위원장인 송폴 미한협 전 수석부회장이 통합 합의문에 극적으로 서명하여 8부 능선을 넘어 선 듯 했다. 하지만 9월 24일 미주총연 이민휘 조정위원장 측에서 “합의서에 서명하긴 했지만 앞서 논의했던 합의서와 서명 당시 합의서가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통합 합의문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무산되는 듯했었다.
그러나 미주총연 직전 이사장과 수석부회장인 김병직, 조광세 등 통합을 지지하는 미주총연 측 일행들이 최근 이민휘 조정위원장과 회동하면서 통합 추진이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주요 합의 내용은 ▼ 9월 11일 있었던 ‘통합 합의문’은 유효하다. ▼ 미주총연에서는 즉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 양측 ‘비대위’는 11월 중으로 ‘통합 임시총회’를 개최한다. ▼ 2022년 1월부터 ‘통합 총연’이 출범할 수 있도록 한다. 등이다.
사실 이번 통합 추진은 이민휘 전 총회장의 미주총연 미래를 위한 통 큰 결단도 있었지만, 서로 이익이 맞아떨어지는 ‘기업합병’ 만큼이나 쉽게 성립될 수밖에 없었다.
왜야 하면 한 쪽에서 대통합의 명제 아래 기득권의 상징인 ‘총회장’ 자리를 먼저 양보했고 340명의 정회원 모두 통합추진위원회의 결정에 찬성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애초 “집 나갔던 세력들이 들어오기만 하면 된다”라고 했던 박균희 전 총회장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차 한국 방문 중인 미한협 통합추진위원장이기도한 송폴 비대위원장은 재외동포재단 김성곤 이사장과 국회 외교위 소속 의원들과의 회동을 통해 통합과정을 설명하고 앞으로 출범할 ‘통합총연’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총연을 관할하고 있는 주미한국대사관 권세중 워싱턴 총영사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모멘텀이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통합의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주동포사회 위상을 위해 반드시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하면서 “다시 하나가 되어 ‘통합총연’이 출범하면 공관에서도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권 총영사는 또한 “통합총연이 한인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미주동포사회의 권익창출과 차세대를 위한 사업들에 매진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0여 년 간 소송과 분열을 반복하면서 위상이 땅에 떨어진 미주총연이, 다시 하나가 되어 ‘힘’ 있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현직 한인회장들의 양보와 지혜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고난의 운명을 지고 역사의 능선을 타고/이 밤도 허위적거리며/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이은상-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