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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주지사 선거 하루 앞으로”…’바이든-트럼프 대리전’ 결과 주목

<사진> 지난 2월 24일 있었던 영킨 후보 후원 행사 기념촬영 (왼쪽부터) 헤롤드 변, 크리스티나 신, 영킨, 잔 리.

테리 매컬리프 민주-글렌 영킨 공화 후보, 오차범위 초박빙 접전 바이든-트럼프 대리전 관측…정작 후보들은 두 사람에 거리 둬

미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가 초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에 인접한 버지니아의 주지사 선거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1년에 대한 평가는 물론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선거로 평가된다.

워싱턴 정가에선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들은 각각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거리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는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의 양자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버지니아는 1968년 이후 치러진 10번의 대선에서 모두 공화당이 승리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지난 2008년 대선부터는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다. 최근 5번의 주지사 선거 중 4번을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선거 초반만 하더라도 매컬리프 후보의 여유 있는 승리가 점쳐졌다. 실제 올 여름까지만 해도 일부 여론조사에서 매컬리프 후보가 두 자릿수 가까이 영킨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최근 판세는 달라졌다. 선거 분석 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숫자를 의미)이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4일 기준 매컬리프 후보가 7.9%p차로 앞섰지만, 지난 10월29일 기준으로 영킨 후보가 47.6%로 0.6%p차로 역전한 상황이다.

이같은 박빙의 승부는 이번 선거가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의 1년 평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까지만 해도 50% 초반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지난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혼란스러운 철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로까지 여파가 미쳤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최근 3조 달러(약 3532조원) 가량의 초당적 인프라 예산 및 사회복지 예산 처리를 둘러싸고 집권 여당인 민주당내 분열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버지니아 선거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앞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내년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미 하원 및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추동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민주당도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래선지 백악관과 민주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질 바이든 여사 등 거물급 인사를 총동원하며 총력전을 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에 이어 G20 정상회의 등의 참석차 유럽행을 앞둔 지난 26일 재차 매컬리프 후보에 대한 지지 유세를 했다.

민주당은 버지니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큰 것을 겨냥해 영킨 공화당 후보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지지 성향을 보여온 것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6일 유세에서 영킨 후보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종(acolyte)”이라고 비난하면서 “매컬리프 후보의 상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으로 충성 맹세를 했다. 그런데 정말 흥미로운 것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금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 옆에 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부끄럽냐”라고 날을 세웠다.

매컬리프 후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7~8차례 영킨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증오와 분열이다. 그는 2024년에 다시 출마하길 원한다. 그래서 그가 이번 선거를 그것을 위한 도약대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다만, 매컬리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것을 인정하는 등 다소 거리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공화당으로선 버지니아 선거 승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패배 이후 침체됐던 분위기를 확 바꾸면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고, 내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연이은 패배에 따른 당의 진로에 대한 고민과 함께 2024년 대선 출마를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더욱 깊은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영킨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지지세를 끌어모으고 있다.

영킨 후보는 버지니아주 학교에서 백인들을 비난하는 등 인종 불평등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 등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미국인들과 동떨어져 있다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영킨 후보를 위해 이날 전화 타운홀 스타일의 행사에서 연설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영킨 후보는 자신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