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DC는 물론 50개 주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취임식 전후 각 주 의회 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무장시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다.
워싱턴DC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2만5000명의 방위군이 투입돼 폭력 행위 등의 혼란에 대비한다. 다른 주들도 주의회 의사당 주변 시위를 경계하는 한편, 의사당을 폐쇄하고 방위군을 동원하기로 했다.
‘미국의 단합’을 내걸고 취임식에 임하는 바이든 정권이지만, 이례적인 경계 태세 하에 출범을 맞이하게 됐다.
◇ 취임식날 군 2만5천명 동원…위험인물 워싱턴행 금지 : 미 국방부는 수도 워싱턴에서 취임식 경비를 당초 예정을 상회하는 최대 2만 5000명의 방위군의 동원을 승인했다. 국회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에 울타리와 철조망이 증설되고 통행이 금지됐다. 평소라면 여럿이 모여 취임을 축하하는 국립공원 내셔널 몰도 취임식 다음날(21일)까지 폐쇄된다.
교통 당국과 항공사는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같은 폭력 행위를 노린 인물이 워싱턴DC에 들어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국 (TSA)은 취임식에 앞서 의사당 난입 사태 주동자들의 목록을 공유하고 폭력 행위에 가담할 우려가 있는 인물 수백명의 탑승을 금지한다. 공항 폭발물 탐지견이나 기내에 탑승하는 연방 보안관을 늘려 위험 인물을 찾아낼 방침이다.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 항공 등 주요 항공사는 주말부터 취임식이 열리는 주에 걸쳐 워싱턴에 도착 승객에 대해서는 총기 보관을 거부한다. 아메리칸 항공은 기내 주류 판매를 중단한다.
연방항공국(FAA)은 기내 스팸 메일에 최대 3만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취임식 전후 워싱턴 주변의 숙박 예약을 취소한다.
◇ 주의회 의사당 폐쇄…재택근무 지시도 : 다른 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텍사스는 16일부터 의사당을 폐쇄하고 현장 출입을 금지한다. 켄터키도 17일부터 국회의사당을 폐쇄한다. 오하이오 주 방위군 1000명을 동원했다.
의사당과 주 청사도 17일부터 20일까지 폐쇄하고 직원에게는 해당 기간 동안 재택 근무를 명령했다. 뉴저지도 취임식 당일인 20일 재택근무를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미시간은 17일 낮 12시에 예정돼 있는 시위에 대비해 의사당 주변에 6피트 (1.8 미터)의 울타리를 설치했다.
캘리포니아 교통당국은 의사당 주변에 계획돼 있던 시위의 허가를 취소했다. 의사당에는 금속 울타리를 설치하고, 1000명의 방위군을 동원해 안전 확보에 대비한다. 개빈 뉴섬(민주)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모두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FBI “200여명 무장시위 예고”…중국 등 선동 우려: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지금까지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관은 200명 이상을 ‘폭력 행위를 계획하는 의심 인물’로 지목하고, 인터넷에 취임식 방해 등의 폭력 행위를 암시하는 게시물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이란, 러시아 등이 미국의 혼란을 틈타 폭력을 선동하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T 대기업도 당국에 정보 제공에 협력한다. 페이스북은 취임식 장소 주변의 행사를 억제하고, 규칙 위반 가능성이 있는 게시물을 삭제할 방침이다. 구글은 모든 정치 광고를 최소 21일까지 중단한다. 트위터는 연방 의사당 점거 후 7만건 이상의 계정을 영구적으로 동결했다.
angela0204@news1.kr 기사제공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