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기금수조치 반발…친중 행보 더욱 강화할 듯 시하누크빌 중국 장악시 미 대중견제책에 큰 차질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10일 군에 “보유 중인 미국산 무기를 모두 폐기하거나 창고에 넣어버리라”고 지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 국무부와 상무부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캄보디아 인권과 부패 및 중국의 현지 활동 등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캄보디아에 무기 금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군은 즉시 캄보디아가 보유한 미국 무기 및 군수물자를 즉시 파악하고, 있다면 모두 회수(리콜)해 창고에 넣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무기 금수는) 정부를 이끌 차세대 캄보디아인에겐 ‘방위 분야 독립을 원한다면, 미국산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을 인용, “미군 무기를 사용한 많은 이들이 전쟁에서 패했다”고 덧붙였다.
훈센 총리는 1985년 32살에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뒤 연립정부 구성 협상과 쿠데타, 선거 등을 통해 36년째 장기 집권 중이다.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몇 년간 미국이 지원한 군사 시설들을 일부 해체해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캄보디아 당국자 2명을 미군이 지원한 해군기지 관련 부패 혐의로 제재했다. 미국은 중국 측에서 해당 기지를 개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훈센 총리는 해당 기지에 중국군을 주둔시킬 것이란 의혹을 거듭 부인해왔다.
한편, 중국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주장을 격화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캄보디아와는 점점 더 긴밀해져 동맹으로 보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특히 태국만에 위치한 문제의 시하누크빌 해군기지가 중국 수중에 든다면 인도·태평양에서 동맹국들과 대중견제에 나서는 미국의 전략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최서윤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