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오사카 빌딩서 화재로 24명 숨져…60대 남성 방화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소형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24명이 숨진 가운데, 발화지점인 4층 병원에는 평소 환자들로 북적이는 데다 건물에는 비상계단이 단 한 곳밖에 없어 대규모 인명피해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화재가 발생한 4층에는 정신과 내과 등을 진료하는 ‘니시우메다 마음과 몸 클리닉’ 병원이 들어섰는데, 해당 클리닉은 언제나 환자들로 혼잡해 복도에도 의자가 놓일 정도였다.
과거 병원에 방문한 이력이 있는 한 남성은 지지통신에 “건물에는 좁은 엘리베이터 한 대와 비상계단 뿐이다. 그곳에 수십 명이 몰렸으면 패닉 상태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은 “빌딩의 엘리베이터는 최대 4명 정도 밖에 탈 수 없을 만큼 좁다. 또 엘리베이터는 좀처럼 오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대기시간이 길었다”면서 “바로 옆에는 비상 계단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지만, 방문객들은 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직원에게 물어볼 때까지 그곳이 비상계단으로 통하는 문인지 모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까지 이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던 한 여성은 “비상계단에는 창문이 없고 매우 좁다. 오전 중 시간대라면 아마 환자들로 가득했을 것”이라면서 “특히 진료실은 비상계단에서 가장 멀어 도망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7일 오전 10시20분쯤 오사카시 기타구 소네자키 신지에선 “빌딩 4층이 불타고 있다”는 신고가 소방서에 접수돼 소방차 80대가 출동했다. 불은 소방작업 30분 만인 오전 10시46분쯤 진압됐다.
그러나 환자와 병원 직원 다수는 현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병원을 방문 이력이 있는 60대 남성이 불을 질렀다고 목격자 진술에 따라 남성을 살인과 방화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다만 방화 용의자 역시 현재 위독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