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대표적인 실정으로 꼽히는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를 처분하는 데만 33년이 걸린다는 일본 야당의 지적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1일 열린 참의원 본회의에서 가와이 다카노리 국민민주당 의원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질의에서 “(아베노마스크) 재고는 월평균 약 20만장밖에 줄어들지 않았다”며 “이대로라면 재고 처분에 소요되는 기간은 33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전 총리 시절인 지난해 일본 정부가 추진한 천 마스크 전국 배포 사업을 말한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코와 입만 겨우 가려지는 우스꽝스러운 천 마스크를 쓰고 정부 대책회의에 등장해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천 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곰팡이와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불량품이 속출하면서 ‘아베노마스크’라는 오명을 썼다.
일본 정부는 각 가정과 복지시설 등에 배포하기 위해 아베노마스크 약 2억6000만장을 조달했지만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8130만여장이 처치 곤란한 대량 재고로 전락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기도 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최근 일본 정부는 남은 아베노마스크를 복지시설 등에 일률 배포하려 했지만, 현장에서 “필요 없다”는 소리가 잇따르자 희망하는 시설에만 배부하고 잉여분은 비축하기로 했다.
이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스기오 히데야 입헌민주당 의원은 대량 재고가 된 아베노마스크의 보관비로만 지난해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최소 6억엔(약 63억원)이 쓰인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이 지난 15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개인에게 나눠줄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이런 것을 희망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 없다. 지자체에 떠넘기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의 이같은 질의에 기시다 총리는 “복지시설에 대한 수시 배포를 비롯해 비용 대비 효과의 관점에서 적절한 방책을 검토하겠다”고만 답했을 뿐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박병진 기자 pbj@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