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1.12.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尹, 부인 ‘허위 이력’ 의혹에 선대위 내홍 폭발까지 겹악재로 지지율 급락 “솔직하고 진솔한 사과, 여론 달랠 것” 평가…홍준표 “국민 분노 가라앉힐까” 의구심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26일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사과를 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휘청이는 가운데 ‘부인 리스크’ 해소로 반전 계기를 만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씨가 직접 작성한 이날 입장문을 놓고 ‘용기 있고 솔직한 사과’라는 평가와 함께 ‘잘못을 명확하게 사과하지 않고 감성에만 호소했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어 여론의 반응이 주목된다.
‘공정과 상식’을 앞세웠던 윤 후보는 지난 14일 배우자의 ‘허위 경력’ 의혹이 ‘채용 비리’ 프레임으로 확산하면서 오히려 여권에 ‘내로남불’ 등 역공의 빌미를 제공하며 수세에 몰린 상태였다.
여기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로 내홍이 재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악재를 하나라도 제거해야 한다는 선거대책위원회의 판단이 이번 대국민사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씨는 이날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김씨가 직접 사과 기자회견을 열게 된 데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중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의혹이 말끔히 해소될 순 없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선대위 내부의 위기감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이날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윤 후보에 오차범위 밖(95% 신뢰수준에서 ±3.1%)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여론조사업체 서던포스트가 CBS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무선 100%)를 한 결과,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6.6%,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7.7%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대위에서는 대선 후보의 배우자가 직접 나서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부인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씨가 직접 작성한 회견문을 통해 솔직한 표현으로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했다는 점도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후보자 배우자의 오늘 용기는 각자가 보기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며 “위축되지 않고 본인의 원래 성격대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선거승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씨의 사과가) 연말을 넘기면 어렵다는 판단은 선대위 내부에 있었다”면서 “사과 메시지와 형식이 중요했는데 배우자의 전격적인 등장으로 비판 여론은 조금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방송 인터뷰에서 “감정에 호소해 진솔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상당히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면을 볼 수 있다”며 “여당이 허위 이력 논란을 계속 제기하겠지만 야당으로서는 조금 반전의 기회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의 공식 사과가 의혹 제기 이후 10여일이 흐른 뒤에야 이뤄진 데다 김씨가 문제가 됐던 허위 이력 부분을 적시하지 않고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는 한 마디로 뭉뚱그렸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온라인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김씨의 사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국민적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을까”라는 댓글을 달고, ‘집 떠난 이들을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글쎄요”라고 답했다.
감성적인 면에 호소한 회견문 내용을 놓고서도 민주당에서는 “국민께 사과하러 나온 것인지, 윤석열 후보와의 러브스토리를 들려주러 나온 것인지 헷갈릴 지경”(안민석 의원)이라거나 “남편에게 영상편지를 보낼 거면 집에서 전달했어야”(장경태 의원) 등의 비난이 나온다.
김민성 기자 ms@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