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설리번 40분간 통화…”조속한 시일내 한미 정상간 소통 시작 중요” 문대통령-바이든, 이르면 내달초께 통화 전망…다양한 채널간 소통 속도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안보수장이 23일 첫 통화를 갖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한편, 조속한 시일내 양국 정상간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에 따라 집권 5년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추진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간 소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서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40분간 제29대 미 국가안보좌관으로 취임한 제이크 설리번 보좌관과 상견례를 겸한 첫 유선 협의를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시간 21일 새벽 1시50분(현지시간 20일 오전 11시50분)께 공식 취임한 것을 감안하면 서 실장과 설리번 보좌관간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이뤄졌다.
양측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동일 지향점을 향해 같이 나아가는 동맹으로서 한반도, 역내 문제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경제회복·기후변화·사이버 등 글로벌 이슈에서도 함께 적극 협력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자 미국과 민주주의·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서, 향후 미측은 한국과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한미가 공동으로 협의하고 노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양측은 특히 조속한 시일내 한미 양국 정상 간 소통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앞으로 NSC를 포함한 각급에서 긴밀히 수시로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 안보수장간 통화가 양국 정상간 통화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조만간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간 전화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시작으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선언(지난해 11월8일)한 이후인 같은 달 12일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진 바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등에 이어 일본 및 한국 정상과 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간 통화 시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르면 내달 초께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간 전화통화가 이뤄진다면 이를 계기로 한미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반도 문제 및 글로벌 이슈 대응을 위한 소통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집권 5년차에 들어서면서 ‘노딜’로 끝난 지난 2019년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는 북미 및 남북대화를 추동해 내기 위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추진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및 외교안보 부처 업무보고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오랜 교착상태를 하루속히 끝내고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평화의 시계가 다시 움직여 나가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조기에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가능하면 한미 정상 간의 교류를 보다 조기에 성사시켜서 양 정상 간의 신뢰나 유대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반도 문제와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문 대통령은 미국 및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면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불가피할 경우 비대면 정상회담을 우선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상황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면 외교 행보가 지체될 경우 오는 6월 영국에서 대면 개최가 예정된 G7(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남을 갖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gayunlove@news1.kr (뉴스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