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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응답하라 2021 “내 백신은 어디에?”

▼ 공급분 중 실제 접종이 이뤄진 물량은 절반에도 못 미쳐
▼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있는 이유, 미국의 엉성한 ‘배급 메카니즘’때문
▼ 국민 집단면역 형성, 백신확보 늦는 한국과 비슷하게 끝난다.

요즘 미주 동포사회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동분서주 바쁘다. 그러나 접종 가능 순서가 되어 간신히 예약은 마쳤지만 내 차례가 언제 올 건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미 전국적으로 백신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백신대란’ 사태는 워싱턴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1월 24일 현재, 버지니아에서는 458,472명의 주민들이 1차 접종을 받았다. 이는 인구의 5.4% 정도이다. 메릴랜드에서는 330,709명이 1차 접종을 받아 주민 5.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터(WP) 집계에 따르면 버지니아에서는 1백만 회분의 백신이 공급되었지만 그 중 대략 42% 정도만이 접종 되었고, 메릴랜드에서는 742,175 회분의 백신이 공급되었지만 330,709명이 1차 접종을 받아 주민 46%에 그쳤다. 이렇듯 백신이 어딘가에 있는데도 내 차례가 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미국민들뿐 아니라 동포들의 불만도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초고속 작전’을 통해 지난해 말까지 전국에 백신 4천만 회분을 공급하고 2천만 명을 접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제로 배포, 접종된 백신 물량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각 주정부는 백신 확보에 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WP에 따르면 지난 12월말까지 공급된 백신은 4천만 회분은커녕 그 절반인 2천만 회분도 되지 않았고 이달초에야 2천만 회분이 공급되어 1월 18일 기준으론 약 3천100만 회분이 전국에 공급됐다.

백신이 이렇게 부족하게 되자 ‘백신 쥐어짜기’까지 등장했고, 당국에서는 이를 승인했다.

화이자 백신은 1병당 5회분인데 실제 용량은 주사기나 병에 묻는 부분 등을 감안해 6회분이 들어있다. 이를 낭비가 없는 저용량 특수 주사기를 이용해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서 6회분으로 나눠 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쥐어짜기 접종을 위해선 저용량 특수 주사기가 필요한데 이 주사기마저 부족한 상황이다고 한다.

그리고 1차 접종받는 사람들을 늘리기 위해 원래 권고 된 1,2차 간 3~4주의 간격을 6주에서 최대 12주까지 늘리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그야말로 ‘쥐어짜기’이다.

이에대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지난 25일 백신의 접종 간격 확대가 더 많은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두 번째 접종을 할 때까지 완전한 효과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우려한다”면서 2차 접종 연기는 더 많은 바이러스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국민들이 열받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공급분 중 실제 접종이 이뤄진 물량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데 있다. 마치 은행에 돈은 있는데 사용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접종을 했지만, 24일 현재 2,054만여 명 만이 접종을 받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3천100만 회 공급분 중 1천만 회분 이상이 어딘가에 쳐박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백신 접종이 이렇게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mRNA 백신 자체가 처음이라 의료진조차 백신 접종과 보관에 서툴렀고 접종 장소와 인력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WP가 보도했다.

미국의 어느 사회학자는 1997년 한국에 IMF가 터지자 “만약 IMF 환란이 미국에서 발생하면 순식간에 25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것이 아니라 미국 사회 저변에 까지 빨리 보급되지 못하는 인프라 구축 실패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도 그 배급 메카니즘은 변하지 않아 주민들의 백신 접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WP는 효력이 높은 백신을 신속히 개발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이지만, 미국의 백신 배포 작업은 속도가 느려 결국 국민들의 집단 면역 형성 커트라인인 국민 60∼70% 접종은 다른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평가했다.

국민들의 불만이 쌓이자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백신 2억회분을 추가로 공급받겠다고 밝혔다. 올여름까지 3억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 통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공급 확대로 약 100만명의 사람들이 예상보다 빨리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공급 시스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는 한 이마저도 빨리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오는 9월까지 60% 이상의 국민에게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해 11월에는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이다. ‘K-방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한국 방역 시스템이 ‘K-접종’으로 연결되어 백신 확보는 늦었지만 국민 집단 면역형성은 결국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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