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목사 부부 안타까운 사연 알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15분 간격으로 사망한 미국 부부의 사연이 알려졌다.
미국 매체들은 21일(현지시간) AP통신을 인용해 지난 1일 코로나19로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호스피스에서 결혼 67주년을 앞두고 사망한 빌 일니스키(88)와 에스더 일니스키(92) 부부의 사연을 보도했다.
외동인 사라 밀레브스키에 따르면 일니스키 부부는 70년 가까이 기독교 목사와 선교사로 지냈다.
이들은 결혼 후 자메이카에서 선교를 시작했고, 이때 당시 2살이었던 밀레브스키를 입양했다.
이후 레바논으로 이주했는데, 1975년 내전으로 폭탄이 아파트 앞에서 터지고 총알 구멍이 아파트 벽을 뒤덮는 등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이듬해 미 해병대의 도움으로 비행기를 타 미국 플로리다주로 도망친 이들은 40년 동안 종교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남편은 교회 목사, 아내는 기도 공동체를 운영했다.
남편은 3년 전 은퇴했고, 약간의 치매를 앓고 있었지만 건강했다. 아내는 기도 공동체를 여전히 운영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 이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머물며 식료품을 배달 받는 등 예방조치를 취했지만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었다.
밀레브스키와 남편은 어머니의 생일인 발렌타인 데이 때 부모님을 방문했고, 며칠 뒤 부모님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병원에 입원한 부모는 병세가 악화돼 호스피스 병동 내 같은 병실로 옮겨졌다.
밀레브스키는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1일 임종 순간에도 창문 너머에서 마이크로 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넬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고, 어머니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결국 오전 10시15분 아내가 먼저 사망했고, 15분 후 남편이 숨을 거뒀다.
밀레브스키는 “그들은 항상 함께 있었다”며 “정말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serendipity@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