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콜로라도 식료품점 총기 난사사건 용의자 (트위터 갈무리)© 뉴스1
“과자 사러갔다 죽을뻔”… 현장 아비규환 “그는 영웅이었다” … 美, 사망한 51세 경찰 애도
콜로라도주 볼더의 한 식료품점에서 22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긴급 출동했지만 경찰관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더 경찰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킹 수퍼스’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사건현장에 출동했고 특수기동대(SWAT)와 FBI 그리고 수십명의 무장대원도 이를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
현지 언론들은 총격범이 식료품점 안에서 경찰과 대치했고, 상점을 에워싼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총격범을 향해 무장을 해제하고 투항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현지 방송국에서 실제 생중계된 영상에는 셔츠가 벗겨진 채 반바지를 입은 남성이 다리에 피를 흘리며 수갑을 찬 채 매장 밖으로 나와 구급차에 실려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볼더 지역 보건 당국 대변인은 “현장에서 온 환자 1명이 볼더에 있는 풋힐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용의자는 AR-15형 소총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자 사러갔다가 죽을뻔”…현장은 아비규환
총격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 따르면 현장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당시 식료품점 내부에 있던 고객들은 서로를 밀치며 혼비백산인 상태로 가게에서 뛰어나왔다.
총격이 시작된 직후 현장에서 생중계된 영상을 올린 딘 실러는 뉴욕타임스(NYT)에 “약 12발의 총성이 들었고 주차장과 슈퍼마켓 안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 3명을 봤다”고 말했다.
슈퍼마켓 근처에서 일하는 테일러 쉐버도 “10발의 총성이 들렸고 식료품점에서 사람들이 달려나오는 것을 봤다”고 “당시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숨어있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가게에 있던 라이언 보로스키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소 8발의 총성을 들었다”며 “탄산과 과자 한봉지를 사다가 죽을뻔 했다”고 말했다.
◇美 경찰 “5일 이내 콜로라도 식료품점 총격 사건 조사 마칠 것”
마리 헤럴드 볼더 카운티 경찰 서장은 “킹 수퍼스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매우 복잡하다”며 “5일 이내에는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더거티 볼더 카운티 검사는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현지, 주, 연방 검사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이번 사건에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장에서 그는 영웅이었다”…美, 사망한 51세 경찰 애도
사망한 경찰은 볼더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51세 에릭 탈리라고 CNN이 헤럴드 서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헤럴드 서장은 “사망한 경찰관은 신고를 받고 총격 사건이 발생한 식료품점에 가장 빨리 도착한 볼더 카운티 경찰관 에릭 탈리(51)다. 그는 2010년부터 볼더 경찰서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 경찰서장은 “2010년 부터 볼더 경찰서에서 근무한 에릭 탈리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신고 전화를 받고 총격사건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경찰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가장 신속하게 움직였고 총을 가진 범인과 대치를 하다 치명상을 입었다”며 “그가 이날 보여준 모습은 영웅 같았다”고 덧붙였다.
◇美, 총기규제 도입 목소리↑
애틀랜타 마사지 업소 총격사건이 발생한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날 콜로라도 볼더의 한 식료품점에서 또다시 총격 사건이 벌어지자 미국내 총기 규제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가브리엘 기포드 민주당 전 하원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지도자들이 총기 규제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며 “미국 내 총격 사건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며 이제는 총기 소지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포드 전 의원은 “개인적인 비극을 겪은지 10년이 지났지만 변한게 없다”며 “지난주에는 애틀랜타 지역에서 오늘은 또 콜로라도에서 충격적인 총격 사건이 발생하며 수많은 미국 사람들이 여전히 비슷한 사건을 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1년 1월 기포드 전 의원은 애리조나주 투산시 식료품점 행사에서 20대가 쓴 총을 머리에 맞아 중태에 빠졌으나 5개월만에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당시 이 사건으로 기포드 의원을 포함한 13명이 다쳤다. 용의자 제러드 리 러프너는 당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척 슈머 뉴욕주 민주당 상원의원도 “상원은 총기 폭력의 확산을 막기 위한 법안을 추진해야 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달 의회에 ‘상식적’ 총기법 개혁 제정을 촉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격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콜로라도는 앞서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총기난사 사건을 2번이나 겪었다.
1999년 콜로리다 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는 두명의 10대 소년이 자살하기 전에 반 친구들 12명과 교사 1명을 총으로 쏴 죽인 사건이 있었다.
이 후 2012년에는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 중무중한 한 남성이 배트맨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에서 12명의 관람객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원태성 기자 khan@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