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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마비로 150년 전으로 돌아간 국제물류…9천㎞ 우회 검토

만조 시 부양 기대감…실패 시엔 다시 수주 기다려야 무역 피해 급증…아프리카 우회 대체 항로 수요 증가

수에즈 운하를 6일 동안 가로막으며 국제 무역을 마비시킨 매머드급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의 부양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희망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예인선이 추가로 투입되고 저녁 만조 시 물이 들어오면 선박 부양 작업이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적절한 시기를 높질 경우 부양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작업 시간 지연으로 인한 무역 피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 선박 좌초 : 길이 400m, 폭 60m로 축구장 4개보다 큰 ‘에버 기븐’은 대만이 운영하는 파나마 국적의 20만톤급 컨테이너선이다.

이 선박은 일본 조선업계 1위인 이마바리 조선소에서 건조해 2018년 9월부터 대만 에버그린사가 사용하고 있다. 선주는 이마바리 조선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쇼에이 기선이다.

‘에버 기븐’은 중국을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중 지난 23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다가 항로를 이탈했다. 관계자들은 당시 40노트로 불어닥친 강풍과 모래폭풍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가 양방향에서 통제됐고, 다른 상업선의 통행도 지연되고 있다.

◇ 부양 작업 :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청장은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높은 조수가 밀려들어오면 ‘에버 기븐’이 28일 밤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박 관련 자료와 뉴스를 전하는 로이드 리스트의 리처드 미드 편집자는 인양 작업과 관련된 소식통을 인용해 “앞으로 24~48시간 내 좌초된 선박을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라비 청장은 이집트 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27일 밤늦게 처음으로 배가 좌우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좋은 신호”라며 “피해 선박 주변에 예인선 14척이 배치됐고, 인양 작업에 투입된 선원들이 24시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지 사프왓 SCA 대변인은 부양 작업을 위해 뱃머리 부분에서 18m 깊이까지 2만7000㎥ 규모의 흙과 모래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언론은 압델 파타 알 시시 대통령이 선박의 하중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컨테이너를 하역할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 작업 지연 : 하지만 이합 탈라트 엘반나네 전 이집트 해군 제독은 이번 좌초 사고가 바위가 많고 땅을 파는 작업이 어려운 지점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 잘못하면 배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땅을 파는 작업은 멈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만조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밤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이때를 놓치면 선박 부양 작업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의 선박 정보제공업체인 베슬스밸류의 플라멘 나츠코프 전문가는 “만조 시 부양에 실패한다면 다음번 만조까지는 수주를 기다려야 한다”며 “그러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사고 원인 : 관계자들은 ‘에버 기븐’의 좌초 원인이 당시 40노트로 불어닥친 돌풍과 모래폭풍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라비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강풍이나 기상 요인이 선박 좌초의 주요 원인은 아니다”라며 “기술적·인적 과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가 폐쇄될 때마다 1200만~1400만달러의 수익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에즈운하 선박 좌초 사태로 인한 연쇄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시리아 당국은 이란으로부터의 연료 수입에 타격을 입었다.

루마니아에서는 가축을 운반하는 선박 11척도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또한 비정부기구(NGO) 애니멀 인터내셔널은 약 13만마리의 동물들에게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한 기자,강민경 기자 acenes@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