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74)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외신들도 한국 배우의 첫 오스카 수상에 관심을 보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25일(현지시간) ”미나리’ 윤여정이 한국 배우 첫 오스카 수상으로 역사를 만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서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을 위해 마운틴 듀로 축배를 들자”며 윤여정이 아시아 배우로는 두번째,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의 재치 넘치는 소감에 주목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윤여정의 시상은 ‘미나리’의 제작사 플랜B의 대표이기도 한 브래드 피트가 맡았는데, 윤여정은 그에게 트로피를 전달받은 후 “브래드 피트를 드디어 만났다, 저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느냐”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버라이어티는 이에 “윤여정이 세트장에서 브래드 피트가 부재했던 것에 대해 장난스럽게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라이어티는 “나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느냐”라고 말한 것이나 두 아들을 언급, “내가 일을 하도록 만든 두 아들에게 감사한다, 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상을 받았다”고 한 것 등 윤여정의 인상적인 소감에 대해 보도했다.
또한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SAG)과 영국 아카데미 등 ‘오스카 레이스’ 시즌 여러 시상식에서의 수상으로 서구권에도 얼굴을 알렸고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라고 불렸던 사실을 알렸다. 또한 지난 4월 초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 당시 “고상한 체(snobbish)하는 영국인들에게 받은 상이라 더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힌 것을 언급 “그녀의 매력이 줌을 통해 발산됐다”고도 표현했다.
CNN와 뉴욕 타임스, NBC 등 미국의 유력 매체들도 윤여정의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을 발빠르게 알렸다. CNN은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만나게 됐다”며 농담을 던진 윤여정의 모습에 대해 “무대에서 매우 매력적이었다”고 표현했다.
NBC는 윤여정에 대해 “한국의 영화와 텔레비전에서 활약한 베레랑”이라고 소개하며 수상 소식을 전했고, 뉴욕 타임스도 “이번 달 초 BAFTA(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쾌하고 즐거운 소감을 전했던 73세(만 나이)의 ‘미나리’ 할머니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시상식이 또 한 번은 유쾌하고 즐거운 소감을 발표할만한 기회를 줬다”고 보도했다.
윤여정은 26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2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의 순자 역할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 연기자로는 두 번째이다.
앞서 윤여정은 ‘미나리’로 해외 다수의 영화제에서 30여개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미나리’는 새로운 꿈을 안고 미국 아칸소주에 터를 잡은 한국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장르 영화로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 연출작이다. 우리나라 배우 한예리와 윤여정,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주연을 맡았다.
정유진 기자 eujenej@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