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상승률도 목표치 넘어서…조기 금리인상 이뤄질지 ‘주목’ 전문가들 “지금 당장 금리인상 가능성 낮지만 정책 강도는 높아질 것”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 금리도 동반상승할 지 관심이 쏠린다. 당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말쯤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었으나, 커지는 물가 상승 압력과 시장금리를 반영하면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수 회복이 미흡해 지금 당장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신 옐런 장관은 4일(현지시간) 시사지 ‘애틀랜틱’ 주최로 열린 ‘미래경제써밋’ 행사에서 방영된 사전 녹화 인터뷰를 통해 “우리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를 다소 올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옐런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 등에 4조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거론하면서 “추가 지출이 미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매우 완만한 금리 인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 의장을 지낸 옐런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가속화하고 반등 폭도 커지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나오면서 주목된다.
특히 옐런 장관이 공개적으로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나서면서 나스닥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파장이 거세자 이날 오후 “내가 (금리인상을) 예측하거나 권고한 것이 이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에서 ‘금리인상’ 신호탄이 쏘아지자 우리나라도 인상 가능성이 주목된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론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우리나라는 전날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였던 2%를 상회한 2.3%를 기록하면서, 경우에 따라 한은이 금리인상을 고민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 신호가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아직 커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 인상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중후반대로 지속될 경우, 저금리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 금리를 인상해야 할 필요성은 높지 않지만, 인상에 대한 검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5일 통화에서 “올해 뿐 아니라 하반기를 비롯해 내년까지 큰 그림을 그려야 되는 상황이기에 (금리인상에 대한) 준비를 해도 되지 않겠나”라며 “당장 통화정책 측면에서 ‘연내 올리겠다’는 메시지가 나오진 않겠지만 조만간 정책 강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규철 KDI 연구실장도 “우리가 지금 당장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며 “미국의 경제 상황과는 달리 우리나라 내수 쪽은 아직 완전한 회복이 된 것이 아니기에 통화정책의 기조를 변경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혜윤 기자 freshness410@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