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폄 대표 전종준 변호사는 22일 애난데일에 위치한 한강식당에서 한국의 ‘선천적 복수국적 여성 헌법소원 제기’에 관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병역의무와 무관한 선천적 복수국적자 여성에 대한 국적법의 위헌 문제를 제기했다. 전 변호사는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선천적복수국적법에 대한 “헌법 불일치’ 판결을 받아 냈다.
이 자리에는 국적법의 실질적 피해자 중에 한 사람으로 헌법소원 제기자인 엘리아나 민지 리(23세) 씨와 어머니, 그리고 이 케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임국희 변호사(보스톤)가 함께 하여 헌법소원 제기의 과정과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1997년 미국에서 영주권자 아버지와 시민권자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현행 국적법 상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민지 리 씨(버지니아 거주)는 2020년 10월 미 공군에 입대하려 했으나 신원 조회 과정에서 이중 국적 문제가 불거져 입대하지 못했고, 헌법상 보장된 국적이탈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 그리고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헌법 소원을 2021년 6월 18일 한국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다.
민지 리 씨가 신원조회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복수국적자이냐는 질문 사항에 무심코 NO라고 기입하여 거짓 사실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전종준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전에는 해외 태생 여성은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는 한, 자동 상실되었으나 2010년 개정 국적법에 의해 국적선택 불 이행시 국적자동상실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여성의 경우에도 한국 국적을 보유하게 되어 한국 국적을 이탈하여야 한다. 문제는 미국 내 선천적 복수국적에 해당되는 20만여 명의 한인 2세들이 자신이 복수국적자인지 모르는 채 민지 리 씨와 같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어날 당시 아버지가 영주권자라는 이유 하나로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이 말은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 호적에 출생 신고도 하지 않은 자녀가 국적 이탈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딸은 원하는 공군에 지원 입대하지 못했고 아들은 한국에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현실을 한탄한 민지 리 씨의 어머님 말씀이다.
현행 국적이탈법은 만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하지 않으면 병역을 필하지 않는 한 38세까지 한국 국적 이탈이 불가능하다. 병역 의무와 무관한 여성도 이 조항에 포함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의 국적이탈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번 헌법 소원을 접수한 워싱턴로펌 임국희 변호사는 “현행법이 합법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2세 자녀들이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말하게 만드는 자체가 위헌이다”고 주장했지만, 재외동포들의 권익에는 관심조차 없는 국민 정서와 정치인들의 무관심으로 헌법 소원 제기가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