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수교 120주년…협력 강화 바란다”
벨기에 정부가 최근 2차례 폭행 사건으로 논란이 된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대사 부인 사건과 관련,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사를 경질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소피 윌메스 벨기에 부총리 겸 외교장관실의 스티브 디트리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뉴스1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우리는 (한·벨기에) 양국관계 발전을 바란다”며 “대사의 권한 종료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하고 싶단 뜻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스쿠이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은 지난 4월 서울 용산구의 한 의류매장에서 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폭행 상황이 담긴 동영상까지 공개돼 논란이 커졌지만 시앙이 외교관 부인으로서 면책특권을 갖고 있는 데다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던 중 이달 5일 시앙이 서울의 한 공원에서 환경미화원을 폭행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재차 논란이 불거졌으나, 이 사건의 경우 두 사람이 서로 상대방을 때린 정황이 있다는 이유로 역시 처벌 없이 종결됐다.
그리고 레스쿠이에 대사 부부는 이달 9일 벨기에로 돌아갔다. 벨기에 정부는 시앙의 4월 폭행사건 뒤 관련 논란이 커짐에 따라 ‘더 이상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 레스쿠이에 대사 귀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트리 대변인은 “2021년은 벨기에와 한국이 수교 120년을 맞는 중요한 해”라며 “이를 통해 우리의 정치·경제·문화·학술 협력을 더 강화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마련되길 바란다. 이는 우리 국민들 간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개선돼 더 좋은 관계 구축의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벨기에 정부는 외교관으로서의 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레스쿠이에 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박재우 기자 jaewoopark@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