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보도에 따르면 2020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노숙인들에게 “올림픽 기간에는 사람들의 시선에 보이지 않게 숨어 달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30일(현지시간) BBC는 “도쿄 노숙인의 숨겨진 모습”이라는 기사를 통해 일본 정부가 2020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올림픽 선수단과 외신에 청결한 도쿄의 외관을 보이기 위해 노숙자들을 거리에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BBC 측은 “올림픽 개최국의 경우 도시를 깨끗하게 정리하려 한다”며 “도쿄의 노숙인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노숙인들이 도쿄에서 생활할 수 없도록 크고 작은 공원들의 문을 닫았고, 밤에는 이들이 잠들 수 없도록 환한 조명을 켰다.
게다가 역 근처에 설치된 텐트들은 모두 철거했으며, 경기장 주변에는 커다란 펜스를 설치해 노숙인의 접근을 막았다.
일본 관계자들은 노숙인들에게 “올림픽 기간만이라도 사람들의 시선에서 (보이지 않게) 숨어 달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노숙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은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거나 사라지기를 원한다. 불공평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노숙인은 “올림픽 경기장 건설 때문에 쫓겨난 노숙인들을 알고 있다. 노숙인들은 어디서 생활해야 할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쫓겨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 일본 사회학자인 기무라 마사토는 “깨끗한 도시환경을 위해 일본 정부는 사회 최약체인 노숙자들을 도쿄에서 내몰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동안 일본 정부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올림픽을 근거로 노숙인 강제 퇴거·이주를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오히려 “이들을 쉼터로 이주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서영 기자 sy153@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