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하자 외국으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달리, 교육부 장관은 혼란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주인공은 랑기나 하미디(45).
하미디 장관은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진입한 15일(현지시간) 평소와 같이 사무실에 출근해 직원들을 독려하고 가장 마지막에 퇴근했다.
하미디 장관은 이날 자택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영국 BBC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금 나는 창문에서 최대한 떨어진 복도에서 인터뷰하고 있다”며 “내일 아침까지 우리가 살아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열한 살짜리 딸이 있다. 나 역시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어머니와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딸이 꿈꿔왔던 모든 미래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만약 살아남는다면 수백만 소녀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하미디 장관은 가니 대통령의 도피 소식에 대해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다”며 “내가 알고 있는, 전적으로 신뢰했던 대통령이 도망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그가 떠났다면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가니 대통령은 해외로 도주하면서 거액의 돈다발을 챙겼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16일 카불 주재 러시아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가니 대통령)는 전날 정부가 붕괴할 때 차 네 대에 돈을 가득 싣고 아프간을 탈출했고, 돈의 일부는 탈출용 헬기에 다 싣지 못해 활주로에 남겨뒀다”고 전했다.
정수영 기자,정혜진 인턴기자 jsy@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