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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사상 초유의 ‘주지사 표창장 위조사건’, “발빠르게 대처하는 단체장들”

<사진 왼쪽부터 이옥희(프린스조지한인회), 스티브 리(워싱턴한인연합회), 은영재(버지니아한인회), 정현숙(메릴랜드총한인회)>

주지사 표창장 위조 사건으로 동포사회가 시끄럽다.

표창장(Citation)이란 누군가의 공적이나 선행을 드러내어 밝히고 이를 치하하는 문서를 말한다. 사회 공적 기관이나 회사, 학교 현장에서도 표창을 수여하기도 하고 입사, 입학 점수에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특히 미국 대학 입학 시에는 바른 생활 태도를 보이거나 공동체를 위한 선행으로 받은 표창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동포사회단체에서도 차세대 청소년들의 동포사회 참여와 적극적인 봉사활동 독려 차원에서 이런 표창장을 직접 발급하거나 주류 정치인들에 요청하여 대신 전달해 주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기관에서는 인터넷으로 신청 접수를 받아 일정 기간 심사 후에 발행하고 있다. 즉 국가기관에서 발행하는 표창장을 받아 내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는 것이다. 특히 메릴랜드 주정부 같은 경우에는 인터넷 신청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30여 일 정도 걸리며 허가 될 확률도 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워싱턴 동포사회에서는 이상하리만치 국가기관의 표창장이 남발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자격 미달의 한인회로 인해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요 며칠 동안 워싱턴 동포사회는 한인 단체장들이 연루된 메릴랜드 주지사 표창장 위조 사건으로 마치 벌집을 쑤셔논 듯 발칵 뒤집어지고 있다.

한인회장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주 검찰에 범법자 색출 요구서를 23일 접수할 예정이고, 메릴랜드한인회 전직 회장들은 위조범의 처벌과 함께 관련 단체장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한인들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고 여기는 메릴랜드 지역 한인 단체장들은 주 정부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한인회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회장들의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워싱턴한인연합회 스티브 리 회장, 버지니아한인회 은영재 회장, 메릴랜드총한인회 정현숙 회장대행, 프린스조지카운티한인회 이옥희 회장은 18일 오후 애난데일에 소재한 워싱턴한인연합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장에는 동포 언론사 사주의 이합집산 형태의 편집 방향을 말해주듯 3명의 기자만 취재를 했다. 어느 단체장은 혼탁한 동포사회의 배경에는 사건의 심각성과 동포들의 알 권리가 무시되는 이런 동포 언론의 한계성도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형식의 기자회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표창장 위조는 명백한 범죄이고 위조된 표창장을 지니고 있는 것도 범법 행위이다. 메릴랜드한인회 이태수 회장과 쥴리안 민은 자발적으로 검찰에 출두해 신고하기 바란다. 그것만이 잘못된 것을 빨리 고치는 길이고 동포사회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 이번 사건에 연루된 워싱턴평통, 메릴랜드한인회 관계자의 책임 있는 해명과 변명이 아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 주 정부 차원에서 조사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한인회 차원에서 메릴랜드 검찰청에 정식으로 수사 요청을 할 것이다. 등이다.

특히 스티브 리 회장은 “혼탁한 동포사회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나 홀로 한인회를 비롯하여 자칭, 타칭 한인회장들은 모두 동포사회에 사퇴서를 제출하고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있는 메릴랜드한인회 전직 회장들.(왼쪽부터 최광희, 백성옥, 허인욱, 장두석 회장)

이번 사건의 연루자이자 피해자의 위치에 있는 메릴랜드한인회 전직 회장들도 긴급 모임을 가졌다.

사상 초유의 주지사 표창장 위조사건이 한인이 주지사 영부인으로 있는 메릴랜드주에서 발생하자 한인회 전직 회장들도 사태 수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광희, 장두석, 허인욱, 백성옥 등 4명의 전직 회장들은 18일 엘리컷시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메릴랜드한인회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점에 대해 동포사회와 호건 주지사 부부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 이 사건에 연루된 한인회장들은 조속히 사퇴할 것을 권고한다. ▼ 최근 동포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자칭 한인회는 자성하고 사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이번 기회에 모든 단체들은 설립 목적에 부합한 활동을 할 것과 국가기관에 의뢰하는 포상에는 정확한 공적 사유서로 정식 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한다. ▼ 주 정부의 신속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들의 엄벌을 요구한다. 등의 요구가 있었다.

표창장 위조사건이 터져 동포사회 위상이 땅에 떨어지자 대책 마련 회의를 가진 메릴랜드 지역 7개 단체장들.(오른쪽부터 장영란 시민협회장, 주상희 한국문화예술원장, 장현주 하워드한인회장, 남정길 체육회장, 안수화 시민협회 이사장, 정현숙 메릴랜드총한인회 회장대행, 이정숙 마이라이프재단 회장)

한인단체들의 위상이 땅바닥에 떨어지고 있자 메릴랜드 지역 한인단체들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이 지역 7개 단체장들은 17일 중식당 티엔에서 긴급 대책 모임을 갖고 동포사회 리더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관련 단체장들의 사과와 주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로 범법자를 가려내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 “동포사회 위상을 더럽힌 관련 단체장들은 속히 사퇴하기 바란다”, “한국 광명시까지 번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명하고 정직한 봉사단체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의 국가 위상이나 동포들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힌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더욱 공정하게 단체를 이끌자”라고 주장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