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미주총연 조정위원장인 이민휘 전 총회장과 미한협 비상대책위원장인 송폴 미한협 전 수석부회장이 통합 합의문에 극적으로 서명하자 8개광역한인회연합회를 비롯하여 미주지역 전현직 한인회장들은 마치 남북통일이라도 된 양 서로 축하하면서 지지 성명을 다투어 발표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미주총연 이민휘 조정위원장 측에서는 24일 “합의서에 서명하긴 했지만 앞서 논의했던 합의서와 서명 당시 합의서가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통합 합의문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여기서 우리는 이민휘 위원장이 서명한 그날의 현장 분위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정말 합의문 내용을 모르고 서명을 했는지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통합 합의문 서명 사실을 19일, 제일 먼저 속보로 보도한 기자는 18일 송폴 비대원장에게 올해 90세인 이민휘 회장의 건강 상태와 서명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부탁했었다.
이에 송 위원장은 “이번 합의문은 1차 논의했던 합의문에서 이민휘 위원장의 권유로 일부 항목을 삭제하고 보충한 것으로, 이민휘 위원장께서는 한번 훌터본 뒤, 자신의 책상으로 가서 다시 꼼꼼히 읽으셨다”고 하면서 “서명할 때도 자신의 펜으로 천천히 또박또박 정성 들여 서명하시는 모습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민휘 씨가 누구인가? 그분은 재미대한체육회의 원로 중에 원로이다. 그리고 미주총연에서도 재16, 17대 총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미주동포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고 단체 분규가 발생할 때마다 관여해 왔던 백전노장이다. 그런 그가 그런 중요한 서류에 함부로 서명을 할리가 만무하다.
송폴 위원장은 “미주총연 내부적으로 통합을 반대하거나 조정위원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강성 세력이 있는데 이로 인해 이민휘 위원장도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을 하고 있다”고 H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렇다면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전에 번복이 된 것은 “구순(九旬)인 그분을 뒤에서 조종하는 소위 ‘가스라이팅’ 세력과 통합을 극구 반대하는 ‘어두운 세력’에 의해서이다”라는 결론이다.
미주총연의 지난 역사를 더듬어 보면 선거때만 되면 기생충처럼 붙어서 한몫 챙기는 소위 ‘꾼’들이 존재해오고 있다. 그들이 바로 통합을 반대하는 ‘어두운 세력’이 아닐까.
지난 23일 미한협 송폴 비대위원장은 LA에서 통합 기자회견을 마친 자리에서 “누가 어떻게 통합을 무산시키려 하는지를 만방에 분명히 밝히겠다”라고 했다.
동감이다. 나는 더 나아가 ‘통합무산 백서’라도 발간하여 미주동포사회의 염원인 통합을 무산시킨 미주판 ‘을사오적’이 누구인지 명명백백 밝혀 역사에 기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