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자사 대하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후 말이 사망했다며 공식 사과한 가운데, 국내 및 해외에서 ‘낙마 장면’을 다르게 촬영하는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KBS는 “지난해 11월 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며 “낙마 장면 촬영은 매우 어려운 촬영이기에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BS 측에 따르면 낙마 장면 촬영 당시에는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었으나, 촬영 1주일쯤 뒤 안타깝게도 말은 사망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 카라 등 동물권보호단체 측은 이번 촬영 방식이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카라는 “KBS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물 학대 정황을 확인함에 따라, KBS와 제작사에 공문 및 ‘카라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을 전달함과 별도로 해당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학대로 경찰에 고발 접수했다”고 밝혔다.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에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카라 측에 따르면 과거 1996년 방영된 KBS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이성계 역 배우가 낙마하는 장면에서는 말이 고꾸라지는 모습은 없다. 당시 이성계 역할을 한 스턴트 배우가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붙여 낙마 장면을 연출했다.
즉, 이는 이미 안전하게 낙마 장면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이번에 무리하게 낙마 장면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카라에 따르면 말 다리를 철사로 묶어 고의로 넘어뜨리는 촬영 방식은 무려 90년 전인 1930년대 할리우드에서 사용됐던 방식이다.
1936년 개봉한 영화 ‘빛 여단의 책임’에서 같은 방식으로 촬영한 뒤 말 25마리가 죽자, ‘미국인도주의협회'(AHA)가 미디어 촬영에 동원되는 동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최서윤 기자,최서영 기자 sy153@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