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산부인과 마취과 의사가 몰래 환자의 신체 부위를 생중계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19일 중국 글로벌타임스, 시나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부 르자오시 공안은 전날 오후 6시쯤 여성 환자의 산부인과 수술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의사 려모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공안에 따르면, 누리꾼 A씨는 지난 15일 오후 영상 공유 플랫폼 ‘BiliBili’에서 여성 환자의 은밀한 부위가 그대로 노출된 채 산부인과 수술이 생중계되고 있는 방송을 보고 신고했다.
A씨는 “오후 3시 36분쯤 이 방송을 우연히 발견했다. 수술을 마친 여성 환자가 나오자 환자의 남편이 팬티를 입혔다. 이 과정에서 신체 부위 일부가 드러났는데 그대로 방송에 나갔다”면서 “영상 속 대화 내용을 분석해보면 수술을 생중계하던 남성은 일조도심병원 마취과 의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의사 려씨가 불법 촬영하는 동안 다른 동료 의사들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충격받은 A씨는 곧바로 해당 플랫폼에 이 방송을 신고했다.
그러나 10여 분 뒤에도 방송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고. A씨는 “려씨는 복도로 나가 다음 환자를 불러 수술 서명을 부탁한 뒤, 환자의 남편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며 “방송이 중단되지 않은 걸 보니 플랫폼 매니저가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오후 3시49분쯤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또 다른 여성 환자가 들어와 수술대에 누웠다. 이때도 환자의 신체 부위는 방송에 노출됐다. 이 방송은 3시53분쯤 차단됐다.
A씨는 “17분 동안 여성 환자 2명의 사생활이 생중계됐다”면서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다. 1시간 14분짜리 라이브 방송이 하나 더 진행되고 있었다. 몰래카메라가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려씨가 마취제를 투여할 때 양손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몸에 지니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자 플랫폼 측은 “당시 생방송 도중 수차례 경고했으며 현재 영상을 삭제하고, 해당 계정을 영구 정지했다. 공안에도 고발했다.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려씨가 소속돼있는 병원 측도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면 우리도 절대 묵과하지 않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공안은 “문제가 된 영상을 재유포하지 말아달라. 이를 어긴 이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지 누리꾼들은 여성 환자들을 몰래 촬영한 것을 비난하면서 “산부인과에 근무하는 남성 의사를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소봄이 기자 sby@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