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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이분삼열의 혼란 속에 있던 미주한인회총언합회가 “나눠먹기 식 야합(野合)이 아니냐”라는 일부 회원들의 불안한 시선을 안고 일단은 출발선을 떠났다.
2월 19일 콜로라도 덴버에 소재한 래디슨 호텔에서 열린 ‘제29대 통합총회 및 이사회’에서는 원근각지에서 참석한 140여 명의 정회원들이 김병직·국승구 미주총연 총회장을 차기 공동총회장으로, 그리고 서정일 미한총연 총회장을 이사장으로 각각 인준했다.
이로써 그동안 분열의 상징이 되왔던 각종 소송사건도 모두 취하되며, 회원들이 궁금해하거나 원하고 있는 후속 조치들은 오는 5월 라스베가스 임시총회에서 보고·결정될 예정이다.
국승구 총회장의 개회선언과 송폴 미한총연 통합추진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통합총회는 김병직·국승구·서정일 회장이 공동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조광세 전 미주총연 수석부회장이 단상으로 올라가 2월13일 서명된 통합합의서를 제안 설명한데 이어, 이동섭 회장의 동의와 최계은 회장의 제청으로 ‘통합 추인’ 안건이 상정되자 회원들 간 열띤 질의와 토론이 벌어졌다.
“통합합의서에 대해 회원들에게 충분한 홍보가 없다”… 조석산 회장, “이사장의 총회장 승계는 회원 권리 침해이다”,.. 전수길 회장, “미한총연의 단체명은 사라지는가?”… 박상원 회장, “차기 이사장은 총회장 자동 승계 없이 당당하게 선거에 나와라”… 로라 전 회장, “이사장의 차기회장 승계가 1회성인가 아니면 계속 진행되나”… 장익군 회장, 등 10여 명의 질의, 토론이 있은 후에 통합 합의안은 만장일치로 결의 됐고, 서정일 이사장은 임명장을 받았다.
서정일 신임 이사장은 “우리는 남북통일보다 더 어렵다는 미주총연 통합을 결국 이루었다”면서 “회원들과의 소통으로 두 총회장님을 잘 모시어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 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2022년 사업계획과 임원 이사 위촉 건은 신임 집행부에 위임해달라고 제안해 가결시켰다.
한편, 이날 통합총회가 개최되기 앞서 국승구 회장의 29대 총회장 당선을 인준하는 총회가 같은 장소에서 있었다.
김유진 사무총장의 사회와 115명의 성원 보고로 시작된 이날 총회에는 제15대 신필영 총회장, 19대 이오영 총회장, 26대 김재권 총회장 등이 참석하여 “조금씩 양보하여 이룬 대통합 성과에 찬사를 보낸다”고 격려사를 했고,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도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다. 김 이사장은 “미주총연 대통합을 축하하며, 하나 된 미주총연에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유진 사무총장의 사회와 이오영 전 총회장과 김진이 여성수석부회장의 공동 임시의장 주재로 열린 제29차 정기총회는 국승구 총회장의 인준과 제28대 사업 및 재무보고가 있었다.
세 분의 전직 총회장들로부터 총연 회기를 전달받은 국승구 총회장은 취임사에서 “미주총연의 시련의 시간을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끝내겠다”고 하면서 “우리는 새 역사를 쓰는 시발점에 서 있다. 진통과 양보로 탄생한 통합합의서를 인준해 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 재무보고 시간에서는 많은 회원들의 관심사였던 제28대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진철)의 남문기 후보 공탁금 5만달러의 처리 내역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선관위에서는 지금은 고인이 된 남문기 후보의 후보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공탁금을 반환하지 않아 미주한인회장합회 탄생의 빌미가 되기도 했었다.
김유진 사무총장은 “선관위의 재정 처리 문제는 저희 28대 임원진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면서 “내가 아는 상황만이라도 밝히고 싶지만 개인 인격 살인에 해당하여 끝까지 함구하면서 떠나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회원 단톡방에 “3년 10개월 사무총장직을 마치며 떠난다. 그동안 진영이 틀려 모진 말로 상처를 드린 분들께 사과드린다. 약속한대로 새로운 분들이 새로운 총연의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자리를 비운다”고 올렸다. 그는 이날 총회에서 당분간 미주총연에 일체 간여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미주총연 핵심에 서 있던 그가 떠나면서, 말 많고 탈 많았던 제28대 미주총연도 막을 내렸다. 과연 그의 기대대로 통합 미주총연이 성공하여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