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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통’ 늘 다루던 美언론인, 우크라서 피격 사망

NYT “브렌트 르노, 우크라 취재 중 사망한 최초 미국 언론인” 르노, 위험 무릅쓰고 멕시코 갱단과 이집트 무슬림형제단 등 취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취재하던 다큐멘터리 감독 브렌트 르노(50)가 러시아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르노가 한때 자사에서 일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보도하던 중 사망한 최초의 미국 언론인이라고 전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르노는 다리를 건너 대피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차량을 타고 검문소로 향하던 도중 목에 러시아군의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NYT는 르노가 우크라이나 내 민간인들이 절박한 이주 상황을 영상에 담으려 했다고 전했다. 과거 르노는 미국에서 추방된 아이티인이 처한 가난과 위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다.

르노는 전쟁과 마약중독, 갱단의 폭력, 노숙자, 환경 재앙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는 영상물을 다수 제작해왔다. 시카고의 한 학교에서는 정서 장애로 고통받다가 퇴학당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디룬 ‘라스트 찬스 하이’로 미국 방송계에서 가장 오래된 상인 피바디상을 받았다.

그의 작업은 대부분 위험을 수반했다. 르노는 친형과 함께 멕시코 갱단의 자녀들을 취재했고,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탄압을 취재하던 중 폭력배들에게 공격을 당했다. 캄보디아에서도 군인들의 총격을 받기도 했다. 그가 2013년 필름메이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다.

2004년에는 ‘전쟁의 출발: 시골 아칸소에서 이라크까지’라는 제목의 10부작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르노는 여기에 아칸소 주 방위군 병사들이 몇 달간 이라크에서 파병 생활을 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에 출연한 한 병사의 어머니인 수전 허틀린은 처음에 르노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기 꺼렸지만, 결국엔 친아들처럼 대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허틀린은 그의 작품 속에서 바그다드 내 시가전을 벌이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고 밝혔다. 허틀린은 “아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속이 상했지만, 그냥 아들의 모습과 그 일상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브렌트 르노는 1971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났고 아칸소의 리틀록에서 자랐다. 1990년 후반 컬럼비아대 사범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욕에서는 다큐멘터리와 영화 제작법을 교육하는 단체인 다운타운 커뮤니티 텔레비전 센터에서 일했다.

르노와 함께 일했던 NYT의 전 선임 제작자 데이비드 루멜은 “(르노 형제는) 아무도 하지 않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 시간을 할애했다”며 “종종 그들의 안녕을 걱정했다”고 말했다.

강민경 기자pasta@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