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페어팩스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해나 최(Hannah Choi, 35)씨가 제발 살아만 있기를 소망했던 가족들을 외면한 채, 실종 20일 만인 25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최 씨의 친구들과 동생 미나 최 씨는 지난 3월 5일 알렉산드리아에서 친구들과 만난 이후 연락이 닿지 않자 다음날 집을 찾아간 후, 곧 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접수한 페어팩스 경찰은 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최씨의 동거남인 조엘 메리노(27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공개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지난 7일 워싱턴 DC의 한 도로에서 유력한 용의자인 메리노의 버려진 차량을 발견했던 경찰은 수일간의 수색작전을 펼쳐 25일 메릴랜드 월도프(Waldorf)와 체스픽 베이 사이에 위치한 피스카타웨이(Piscataway) 국립 공원의 수풀 속에서 최씨의 사체를 찾아냈다.
강력계 형사들은 최 씨가 실종된 날 밤 메리노가 프린스조지카운티의 공원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색 및 구조 담당자와 Fairfax 카운티 소방 및 구조국, 조지 메이슨 대학 경찰국, 미국 공원 경찰 및 Mason-Dixon 수색견의 파트너와 함께 이틀 동안 Piscataway 공원 인근 지역을 수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메리노가 말다툼 끝에 최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자신의 차에 옮겨 싣고 공원으로 운반해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차량 내부에서 살인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메리노가 사건 직후 버지니아를 빠져나가 애틀랜타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용의자 체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 측은 “메리노가 애틀랜타에 머물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하지만 다시 버지니아에 돌아왔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조엘 모소 메리노의 행방을 알고 있거나 그녀의 실종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703-246-7800, 옵션 2로 연락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이것은 Fairfax 카운티에서 올해 여섯 번째의 살인 사건이다”고 하면서 “주요 범죄국(Major Crime Bureau)의 피해자 서비스 부서(Victim Services Division)의 피해자 전문가가 피해자의 가족이 적절한 자원과 지원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배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워싱턴 지역에서 부동산 업체의 운영 매니저로 일하던 해나 최씨는 프로 당구선수로도 활약했으며 가족은 부모와 여동생 미나씨가 있다. 현재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 범인 검거를 위해 피해자 가족 측은 그동안 모금된 성금을 현상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