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수석대표들이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새로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을 옥죄기 위한 ‘추가 유류제재’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한미 당국은 추가 대북제재 결의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에 대한 설득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4일 워싱턴에서 만나 △”북한의 도발엔 단호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북한의 ICBM 발사 등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과 관련해 “새로운 결의 등 강력한 조치”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3대 프로세스’로 △미국·유럽연합(EU) 등의 독자 대북제재 추진 △한미일 3국 간 북핵 대응과 유엔 차원의 규탄 행보 △한미 간 대북 대응 전력태세 강화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지난달 24일 ICBM 시험발사 재개 뒤인 이달 1일 로켓공업성과 합장강무역회사 등 5개 기관을 이미 독자 제재대상에 추가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제2397호에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 대북 유류 수출을 추가 제한하기 위한 행동을 하기로 결정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트리거(방아쇠) 조항’을 담았다. 이 때문에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논의는 유엔 회원국들의 연간 대북 정유제품 수출 상한선(50만배럴)과 원유 수출 상한선(400만배럴)을 축소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선 앞서 미국이 북한의 제6차 핵실험(2017년 9월)에 따라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 원유 수출 전면 중단’을 제안한 전례가 있음을 들어 이번에도 이 같은 수준 ‘강력한’ 요구사항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이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국들과 협조를 이어가더라도 실제 결의가 채택될지는 ‘미지수’란 지적이 많다. 북한의 최중요 우방국인 중국·러시아가 이번에도 북한의 ‘뒷배’ 자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곳 이상이 찬성한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미국·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중 어느 1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이런 가운데 국무부 김 대표는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중국 측 북핵수석대표인 류사오밍(劉曉明)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도 조만간 만날 예정.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중국 측에 추가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위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측에선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이 결국 무산될 경우 ‘플랜B’로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단체·개인 제재)을 고려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민호 기자 ntiger@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