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를 피하고자 에이즈에 걸린 척했던 남성이 약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결국 자수했다.
11일 야후 대만에 따르면, 타이베이시의 20대 남성 진모씨는 ‘에이즈 환자’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최근 검찰에 자수했다.
앞서 진씨는 지난 2017년 대만 병무청으로부터 입대를 목적으로 한 신체검사에 응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병역을 피하고 싶었던 그는 친구를 통해 에이즈에 걸린 남자를 수소문해 대신 신체검사를 받게 했다.
당시 그는 에이즈 환자인 20대 남성 한모씨에게 8000대만달러를 줬다. 또 병무청으로부터 에이즈 환자라는 확인서를 받게 될 경우 한씨에게 1만 대만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진씨의 수법은 통했고, 마침내 그는 병무청으로부터 에이즈 의심 환자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이후 병무청은 진씨에게 보건용 카드를 송부해 지정 병원에서 재검을 받도록 했다. 이때도 한씨가 대신 검사를 받아 최종적으로 에이즈 환자로 분류돼 병역 면제 자격을 얻었다.
진씨는 입대를 피하게 돼 환호했지만, 보건당국으로부터 계속 추적 치료받을 것을 요청받았다. 회진 통보문에는 “에이즈 환자는 완치가 어려워 약물 복용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진씨의 집에는 수차례 ‘에이즈 환자 회진 권고문’이 도착했고, 급기야 결혼을 앞둔 약혼녀한테 발각되고 말았다.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싶었던 진씨는 에이즈 환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결국 스스로 파출소를 찾아 병역 기피 사실을 자수했다.
현지 경찰은 진씨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한씨의 통장 내역에서 수상한 자금 행적을 확인했다. 그 결과 한씨는 같은 방법으로 이모씨, 오모씨, 구모씨 등 5명을 대신해 신체검사를 받고, 병역을 면제하게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담당한 타이베이 지방검찰청은 진씨 등 총 6명의 20대 남성들은 전과가 없다는 점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고, 즉각 군대에 입대하도록 했다.
한편 진씨 등 총 6명에게 부당 이득을 챙긴 에이즈 환자 한씨는 지난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소봄이 기자 sby@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