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용 조제분유 부족사태가 더욱 악화되면서 엄마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공화당은 이번 사태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공세를 펴고 나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1일 소매판매 분석회사인 ‘데이터셈블리’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 4월24일부터 일주일간 소매점에서 인기 있는 조제분유의 품절률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지난 4월초 31%보다 증가한 수치다. 5월 첫째 주는 43%를 기록하는 등 품절률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테네시, 텍사스, 미주리, 아이오와, 사우스다코타, 노스다코다주의 경우 지난 달 24일부터 매주 50% 이상의 유아용 분유 제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건강한 아기는 먹일 수 있는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대사 장애를 포함해 심각한 의학적 상태를 겪고 있는 아기들은 살아남기 위해 특별한 조제분유가 필요한 만큼 이런 아기들의 부모들에겐 조제분유 부족사태가 절실하게 느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이로 인해 CVS, 월그린스 등을 포함한 대형 체인 소매점들은 한번에 분유 제품을 최대 3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도록 판매수량 제한에 나섰다. 타겟은 최대 4개까지 구입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분유 부족 사태는 지난해 11월쯤부터 인기 브랜드 분유의 11% 정도가 품절되면서 시작됐으며, 리콜과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전국 최대 조제분유 공급업체 중 하나인 ‘애벗 뉴트리션’의 일부 분유 제품에서 ‘크로노박터 사카자키균’ 감염으로 인해 영아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분유 부족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
‘애벗 뉴트리션’은 자사가 생산한 시밀락, 알리멘툼, 엘레케어 조제분유 중 일부를 회수하는 자발적 리콜에 들어간 데다 식품의약국(FDA)이 공장 점검에 나서면서 현재까지도 미시간주 공장이 계속 폐쇄된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부족 사태는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엘리스 스테파니크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슬프게도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급진적인 어젠다 때문에 표준이 됐다”고 지적했다. 스테파니크 의원은 지난 10일 FDA측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 부족사태의 원인을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트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전날(10일) FDA와 농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효과적인 완화 전략의 명백한 결여”를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롬니 의원은 “오염된 제품으로부터의 안전과 조제분유를 통한 안전한 유아 발육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에서 FDA는 2가지 다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백악관은 FDA가 조제분유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FDA는 이 조제분유를 먹고 있는 아기들을 포함해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고, 안전한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리콜을 실시했다. 그것은 그들의 일”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다만, 조제분유 부족사태를 완화하기 위한 국가적 비축량은 없다고 밝혔다.
FDA는 지난 10일 ‘애벗 뉴트리션’이 특정 제품을 개별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부족사태를 완화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장 가동이 언제 재개될지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김현 특파원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