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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오래 버티는 쪽이 승자?…우크라 전쟁 5가지 시나리오

러시아가 장기간 교전 중이던 마리우폴을 사실상 함락시켰지만 여전히 전쟁이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키이우 점령이라는 초기 목표는 물론 돈바스 지역 장악이라는 축소된 목표마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양측 모두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앞으로 전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나오는 다양한 전망들 중 어느 한 세력의 일방적인 승리는 포함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가능한 시나리오 5개를 정리해 보도했다. WSJ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러시아군 붕괴 △우크라이나군 투항 △전쟁 장기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전쟁 규모 확대 등이다.

◇’목표달성 실패’ 러군, 전력 약화로 돈바스 함락 어려울 수도

WSJ가 첫번째로 제시한 시나리오는 러시아군의 붕괴다.

이미 전쟁 초기 목표인 우크라이나 장악에 실패한 러시아군은 지난달 ‘특수군사작전2단계’라는 축소된 목표를 내걸고 돈바스 지역과 우크라이나 남부에 병력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군의 전력은 이미 약화된 상태이며 현재 추진중인 군사작전에 투입된 병사들은 제대로 훈련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WSJ는 전헀다.

킹스 칼리지 대학 전쟁학과 교수 로런스 프리드먼은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도 러시아군은 현재 느리지만 꾸준히 공세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전쟁이 길어질수록 러시아군의 전력은 더욱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에서 침공 이후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들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훈련이 안된 신병들이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국방정보부는 “러시아군이 손실된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체첸 출신 병사들까지 동원하고 있다”며 “주먹구구식으로 모은 병사들로 채워진 러시아 병력은 훈련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소속 엘리엇 코헨은 “러시아군 붕괴 시나리오는 실재보다 너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푸틴은 이미 사실상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 붕괴 시나리오…가능성은 높지 않아

WSJ는 우크라이나군 붕괴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해당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군의 피해상황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서방의 추정에 따르면 전쟁 시작 1달째인 지난 3월 말까지 4만명의 병력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장기간 투쟁을 벌여온 마리우폴 제철소에서 항전을 멈추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제철소 안에 있던 부상한 병사들을 친러세력이 장악한 지역으로 대피시킨 것과 관련 “950명의 병사들이 투항해 포로가 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WSJ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피해상황도 커지고 있지만 이들이 붕괴될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서방의 지원을 꼽았다.

런던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UI)의 마이클 클라크 전 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330억달러 규모의 군사지원을 요청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신호”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가능성을 낮춘다”고 말했다.

◇전쟁 교착상태…장기화 가능성↑

WSJ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쉽게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공세를 버텨낼 수만 있다면 향후 몇주 안에 반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한 러시아군이 현재 약화된 전력으로 돈바스 지역 장악이라는 축소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만약 이들이 15만~18만명의 병력을 추가로 전장에 투입할 수 있다면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새로 합류한 병사들은 훈련을 받아야 전장에 투입될 수 있는데 그 시기가 연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클라크 전 소장은 “내년에 러시아가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할 수만 있다면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종전은 내년이 될 수도 있고 이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우크라군 반격과 푸틴 전술핵 배치 가능성

WSJ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가능성도 제기했다.

필립스 오브라이언 세인트존스대 전략학 교수는 “약화된 전력의 러시아군은 예상보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진격을 빠르게 포기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우크라이나군이 어디까지 러시아군을 밀어낼지에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로 먼 거리에서도 러시아군을 타격할 수 있다. WSJ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할 경우 최소 목표는 전쟁이 시작되기전 영토를 복원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러시아가 2014년부터 강제로 합병한 크름(크림)반도와 돈바스 일부 지역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러시아 관할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목표를 원하더라도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는 서방의 외압이 거세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밖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러시아가 전술핵이나 화학무기까지 전장에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서방 분석가들은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킹스 칼리지 대학의 프리드먼 교수는 “전장에 핵무기를 투입하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푸틴이 무모한 선택을 할 경우 러시아의 국민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푸틴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가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