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토트넘)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자 일본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시티와의 2021-22 EPL 최종 38라운드에서 2골을 기록, 팀의 5-0 완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통산 23골을 넣어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쥔 손흥민은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일이었는데 현실에서 이루게 돼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을 향한 찬사는 현지 매체에서는 물론, 라이벌(맞수)로 인식되는 일본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 소식을 최상단에 노출하며 주요 메인 뉴스로 전했다. 일본 누리꾼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손흥민이 페널티킥 득점 하나 없이 득점왕에 오른 것에 주목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에서는 “정말 대단하다. 아시아 축구 역사에서 앞으로 평생 구전될 정도의 쾌거”라면서 “체격이 크고 억센 잉글랜드 EPL 수비수들을 제치고 시즌 내내 20점 이상 득점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이를 해낸 손흥민은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최고봉 공격수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손흥민의 대활약은 유럽 리그에 도전하는 아시아인들에게 용기와 격려가 됐다. 기술은 물론이고 축구에 대한 진지한 태도도 존경스럽다”고 손흥민을 높이 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럽에 오랫동안 뿌리내려 있던 아시아 축구에 대한 편견을 실력으로 굴복시켰다”며 “손흥민도 그러한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워왔을 것이다. 쉬워 보여도 상당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적었다.
이외에도 “엄격한 아버지의 독특한 교육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씨를 칭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인 선수가 활약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반응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솔직히 일본인 선수가 그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겠지만,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자랑스럽다”며 “이런 일들이 쌓여서 한국과의 감정적인 화해로 연결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축구협회를 비판하는 누리꾼도 등장했다. 이 누리꾼은 “훌륭한 선수를 받아들일 만한 토양이 없으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스트라이커나 골잡이가 자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손흥민은 벤투호 주장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다음 달부터 국내 팬들 앞에 설 계획이다. 그는 조만간 입국해 짧은 휴식 후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오는 6월 2일부터 브라질(서울), 6일 칠레(대전), 10일 파라과이(수원)와 경기를 가진다.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