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가운데에 접어든 7월 중순, 이곳 워싱턴 지역에는 불볕더위만큼 선교 열기가 뜨겁게 타올랐다.
11일부터 14일까지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는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 주최로 ‘한인세계선교대회’가 열렸고, 15일부터 나흘간 워싱턴북한선교회 주최로 ‘통일선교사 세계대회가 열린다.
KWMC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후원을 받아 설립된 미국 내 한인교회와 선교사 모임으로 4년마다 한인 선교사를 비롯하여 목회자, 신학자, 평신도 등이 한곳에 모여 세계 복음화를 위한 과제를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6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예수, 온 인류의 소망’이라는 주제로 1세대 한인선교사와 MZ세대로 통하는 2세대들, 그리고 원근각지에서 온 목회자들과 워싱턴 지역 교역자, 평신도 등 1천여 명이 어우러져 세계복음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연구하면서 서로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특히 선교사들에게는 선교 사명을 재무장 시키면서 선교운동의 세대 계승에 중점을 두고, 실제적인 선교사역 개발에도 노력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뉴노멀 시대에 발맞춰 선교전략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혁신 방안이 나오지 않은 부분은 좀 아쉽다.
필자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해를 포함하여 거의 매년 단기선교를 다녀오고 있다. 선교지에 가보면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하여 선교 지형은 빠른 변화와 움직임이 일고 있음에도 선교 전략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한국교회의 선교가 침체기에 접어들자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1세대 선교사님들은 노령화에 접어들어 앞으로 5~10년 후에는 거의 전부 은퇴할 연세이다. 그리고 세상은 제4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는데도 아직 아날로그 시대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선교 대상 국민들은 이미 디지탈화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이제 교회나 선교 단체에서는 뉴노멀 시대에 맞춰 선교 전략을 다시 짜야 할 필요가 있다.
보통 선교사가 현지에 파송되어 그 나라 언어를 익히는데 10년 이상 걸린다. 즉 언어를 습득하여 제대로 된 선교 사역을 펼치기까지 많은 시간과 돈이 소비되고 있어 교회가 선교사 파송을 꺼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요즘은 단·중기 선교가 대세인 것이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장기 파송 전략에만 몰두할 것인가. 이제는 양적 성장에 몰두했던 과거 전략에서 벗어나 질적 성숙을 꾀하는 가성비 만점의 선교 전략이 필요하다.
선교지별로 어떤 선교사(단기, 장기)가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4차 산업혁명과 뉴노멀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선교사들의 훈련과 사역 콘텐츠를 개발하여 제공해야 한다.
청년·대학생 세대의 단기 선교와 시니어 선교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여 그에 맞는 전략을 짜보자.
청년들은 선교지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선교를 이끌 자원이고, 시니어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시간과 물질로 기독교계에 잠재되어 있는 중요한 선교 인적 자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앞으로는 선교 사역에도 유튜브나 줌(Zoom)을 이용한 랜선 단기선교와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제4의 물결이 몰아칠 것이다. MZ세대들을 잘 훈련시켜 선교 첨병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인생 경험이 많고, 경제적인 여유도 있는 다양한 인적 자원인 시니어들을 선교사로 육성하고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사역에 동참시켜야 할 것이다.
미국에 이민 와 공무원으로 은퇴하고 오랜 기간 동포사회에 봉사하다 선교에 뜻을 품고 사역을 펼치고 있는 어느 시니어 선교사는 “이번 한인세계선교대회 3박4일의 일정 중 단기선교와 시니어 선교 전략에 관한 논의는 고사하고 관심조차 없었음에 못내 아쉽다”고 전해왔다.
강남중 기자 acts29v202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