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물’ 백악관 기밀문서 빼돌린 혐의…대선 불복 시도 ‘정조준’ 11월 중간선거·2024 대선 국면 ‘뇌관’ 되나
연방수사국(FBI)이 8일(현지시간) 오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전격 집행했다.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나올 때 기밀문서 등 공시기록물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대선과 2021년 1월 6일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 등 국면에서의 이른바 ‘선거 뒤집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공화당은 법무부의 ‘무기화된 정치화’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 등 국면의 뇌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격 압수수색…”금고까지 탈탈 뒤졌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플로리다 팜비치의 내 아름다운 고향 마러라고에 많은 FBI 요원이 급습했다”며 “내 금고에도 침입했다”고 밝혔다.
CNN은 수사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FBI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에 대한 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이 맞는다고 확인했다.
미 법무부는 2020년 대통령 선거와 2021년 1월 6일 선거 뒤집기 등과 관련된 기물 문서 처리 문제를 적극 조사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수색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시작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무실과 개인 숙소가 있는 클럽 지역을 집중 수색했다.
특히 미국 국가기록원이 지난 2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15개의 문서 상자를 회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남은 문서가 없는지도 확인했다고 한다.
국가기록원의 문서 회수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패배 후 백악관을 떠날 때 기밀문서 일부를 빼돌렸다는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가 나온 데 따라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져간 문서 중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서신도 포함돼 있으며, 해당 문서와 기념품은 법률상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인계돼야 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모두 마러라고 자택으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CNN 취재에 응한 소식통 중 한 명에 따르면 이미 FBI 수사관들은 6월 초부터 마러라고를 이따금씩 조사해왔으며, 일부 문서 중 일급기밀 표시가 있는 문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특히 뉴욕타임스(NYT) 매기 해버먼 기자는 곧 출간할 책을 통해 ‘백악관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화장실 막힘을 유발하는 종이 뭉치를 발견,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정 서류를 없애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예정이다.
전직 검사 출신인 CNN 선임 법률 애널리스트 엘리 호닉은 “기밀 문서를 잘못 제거하는 건 연방법상 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트럼프 지지 선언…”정치무기화”
당사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번 수사를 정치 수사로 규정,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대통령은 이번 수사는 “검찰의 위법행위, 사법제도의 무기화, 내가 2024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급진좌파 민주당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로나 롬니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공화당에 맞서 관료(법무부)를 지속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법무장관 (메릭) 글랜드는 문서를 보존하고 달력을 깨끗이 비워두라”며 “법무부의 무기화된 정치화가 참을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다.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하는 즉시 법무부를 감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금 답이 필요하다”며 “FBI는 오늘 무엇을 했고, 왜 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캐롤린 말로니 민주당 하원의원은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보호할 엄중한 의무가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 정보를 잘못 취급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의혹에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CNN은 법무부와 FBI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일단 법무부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행정부 최고위 관리인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압수수색을 뉴스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귀띔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최서윤 기자 sabi@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