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곳 워싱턴에는 한인사회를 뒤집어 놓는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한인 104명이 웅담, 곰 발바닥, 산삼 등을 샀다가 무더기 체포돼 신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사람들은 한국으로 추방을 당했고 28명이 최고 3년까지 실형과 수만 달러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 사건은 CNN에서 특집으로 다루는 등 주류 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그 후로도 이런 사건들은 근절되지 않고 일어나고 있지만 소문이 확대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산삼을 캤다가 적발돼 몇 천 달러의 벌금을 물었다는 소문이 해마다 들려오는 데는 한인들이 산삼 애호가임을 아는 공원 경찰(레인저,park ranger)이 수시로 하산하는 한인 등산객들을 붙들어 가방 검사를 하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에는 “페어팩스 거주 이 모 씨를 포함한 한인 3명이 셰난도 국립공원 내에서 산삼을 불법 채취하다 체포되어 고액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건이 일어났다”는 내용의 기사를 본 ‘하이유에스코리아’에서 단독 보도를 한 적이 있다.
문제는 당시 벌금형을 받았던 그들뿐만 아니라 이제는 주위 친구들까지 가세하여 오직 산삼을 캐기 위해 주말이면 셰넌도어 계곡을 찾는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도 그들은 레인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지인의 산장에 차를 대고 산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그 산장 주인은 “가끔 수상한 차량이 드나든다는 이웃의 제보도 있었고, 레인저도 방문한 적이 있다”면서 “제발 오지 말아 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그들은 막무가내로 주인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차를 대고 산으로 올라간다”고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산삼을 채취·취급하려면 반드시 주 정부로부터 퍼밋을 받아야 한다. 또 민간소유의 토지에서 산삼을 채취하려면 토지 소유주의 자필서명 퍼밋을 얻고 채취 활동 시 반드시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미국은 국립공원·주립공원·카운티공원 내에서 어떠한 동물·식물을 체취하거나 허가 없이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환경야생 보호보전법’으로 엄하게 다스리고 있다. 특히 산삼은 불법 채취가 많아 씨가 말라가고 있어 연방정부가 보호식물로 지정해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식물 중에 하나이다. 마치 마약류처럼 다루고 있다.
현재 미연방 어업수렵국(US Fish & Wildlife Service)에서는 신고 전화 (703)358-1949 를 개설하고, 멸종되고 있는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각주의 검찰과 함께 강력히 단속하고 있고, 레인저들도 산삼이 꽃을 피워 발견하기 쉬운 8.9월을 맞아 비상이 걸려 있다고 한다.
모 산행 그룹 리더(산악대장) K 씨는 “산행 도중 산삼을 캐어 그 자리에서 먹거나 집으로 가져가는 대원들이 많아 골치가 아플 지경이다”고 했다.
“무심코 한 뿌리 캐어 먹었다가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