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세상을 떠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가장으로 치르지도 않을 뿐더러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31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장으로 추대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 여부 역시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테르팍스 통신은 “현지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은 고르바초프 장례가 의전에서 놀랄 만큼 벗어났다”며 “이 장례식은 국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소련 붕괴를 주도한 고르바초프와 이를 ‘재앙’으로 묘사했던 푸틴의 긴장된 관계를 반영하는 사례라고 전했다.
푸틴은 크렘린을 중심으로 과거 소비에트 제국을 재건함으로써 고르바초프 시대에 종식된 소련의 유산을 되찾기 위해 평생을 바치고 있기 때문이다.
푸틴은 고르바초프 사망 당일에 “세계 역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정치가”라고 평가했지만, 이러한 성명을 발표하는 데 무려 반나절이나 걸렸다.
고르바초프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지 않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외국 정상을 초청해야 하는 외교적 어려움을 피할 수도 있어 푸틴에게 이득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한편 20세기의 외교관’으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사망하자 “세계는 고르비(고르바초프의 애칭)에게 많은 빚을 졌다”며 그를 추모했다.
키신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BBC의 뉴스나이트에 출연, 이같이 말하며 고르비를 기렸다.
그는 “고르비는 미소 냉전을 종식시킴으로써 인류에 위대한 봉사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박기현 기자, 박형기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