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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총연 제28대 박균희 회장 취임식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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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쪼개진 미주총연과 벌거벗은 임금님

<<두 동강 미주총연,무엇이 문제인가?>>

2019년 7월 13일은 ‘제 28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났음을 대한민국과 전 세계 750만 한민족 디아스포라들에게 확실히 알리는 날이 되어 버렸다.박균희 회장은 시카고에서, 그리고 남문기 회장은 LA에서 각각 따로 취임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단합을 바라고 있는 250만 미주동포들과 180여 개에 달하는 전 현직 지역한인회장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두 총회장과 추종자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분열사태는 박균희 회장 집행부에서 임명한 제28대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회원의 추천서를 받아 오라고 요구하면서도 명단을 발표하지 않았고, 석연치 않은 사유로 남문기 회장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 시키자 이에 반발한 ‘8개 광역한인회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회원들이 다른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남문기 회장을 선출하면서 불거졌다.

박 회장측에서는 제27대 박균희 회장체제에서 그 정통성을 이어 받았다고 명분을 내세우고 있고, 남문기 회장측에서는 박균희 회장 측을 불법과 반 민주적인 선거로 탄생된 불법 단체로 규정하면서 자신들은 제27대 김재권 회장 체제에서부터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제 27대에서 회칙에도 없는 김재권,박균희 공동회장 체제 시도가 한 지붕아래 두 가족에서 완전 두 동강이 난 시발점이 된 것이다.

제 27대에서 시작되어 제 28대 두 총회장이 탄생된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17년 8월 30일 버지니아에서 김재권 회장은 대외활동, 그리고 박균희 회장은 총연내 업무관장으로 하는 단일화 합의서에 서명을 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이 지나는 시점인 2018년 7월 29일, 김재권 회장은 “불의의 사고로 인해 가족들과 상의 끝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그동안 함께 했던 임원 여러분들과 회원 회장님들께 죄송하다.”라는 내용의 사임서를 제출 했다.

잠시 단독회장 체제로 총연을 운영하던 박균희 회장은 2019년 2월1~3일, 켈리포니아 어바인에서 미주총연 상임이사회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을 뽑기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그러자 8개 광역한인회연합회를 중심으로하는 많은 회원들이 이날 상임이사회가 불법으로 진행되었다고 주장하면서(준수하지 않은 회칙조항 : 2장 7조, 3장 10조, 4장 27,32,35 조, 6장 47,48,49 조) 현 선관위 인준을 취소하고 새로운 선관위 구성을 요구하면서, 누가 선관위원이 되든지 정회원과 선거인단 명단은 공개하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결국 유진철 전 총회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하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선거는 진행되었고, 입후보 등록 마감일인 3월 29일 박균희·남문기 후보가 2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등록을 마침으로써 이번 선거는 두 전 현직 회장 양자대결로 확정되는 듯했다.

그런데 4월4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남문기 후보 선거대책본부와 미주총연 회원 및 관련기관, 단체장 앞으로 발송된 공문을 통하여 “남문기 예비 후보자는 제28대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총회장 출마 자격이 미주총연 정관과 운영세칙에 충족 되지 못함으로 피선거권이 없다.”고 발표해버렸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부당하게 후보자 자격이 박탈 당하자 5월 18일, 남문기 회장 측에서는 LA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남문기 총회장을 인준해버린다. 그러자 박균희 회장 측에서도 같은 날 달라스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총회장을 인준하게 된다.

미주총연 제28대 남문기 회장 취임식 기념사진

7월 13일 양측의 취임식이 끝나자 미주총연 회원들의 단톡방에는 참가자들의 인증 샷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어지럽게 올라오고 있다. 총연을 사랑하는 뜻있는 회원들의 근심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로 자신들에게 정통성이 있고 상대는 짝퉁이고 거짓이라고 삿대질을 해대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기꾼 제단사들이 임금님에게 훌륭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옷이라며 거짓말을 하자, 신하들은 알면서도 화려하고 정말 멋진 옷이라며 시가 행진까지 벌이게 했다.

민주적 절차에 따른 정당한 선거를 통해 선출되어야 총회장 개인뿐 아니라 미주총연 위상도 바로 선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자신들이 추종하는 사람을 당선시키기 위해 상대 후보를 시합장에 조차 입장시키지 않은 측근들…

여러 차례 실시된 간암 수술로 인해 휴식과 안정이 절대 필요한 사람에게 “당신만이 무너진 총연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면서 무리하게 총회장으로 추대한 측근들…

그들이 곧 제단사요 임금님의 신하들이 아닐런지. 아니면 과도한 신분 상승 욕구나 대리 만족 때문에 타인에게 거짓말을 일삼다 결국은 자신마저 속이고 환상 속에서 살게 되는 유형의 인격 장애인 리플리 증후군은 아닐런지. 아니길 바라면서 함께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보자.

동화속에서는 다행히 용기있고 진실된 눈을 가진 아이라도 있어서 “벌거벗은 임금님이다”고 외치기라도 했지만, 현재 취임식을 거행한 양측 주위에서는 아직 그런 아이 같은 어른들의 외침은 들리지 않고 있다.

동화는 그 임금님 자신이 벌거숭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행진을 그만둘 수 없다고 생각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는 듯이 태연하게 행진을 계속했다는 내용으로 끝이 난다.

그는 필부필부들이 생각할 수도 있는 그런 바보 임금님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어린아이를 잡아다가 곤장을 쳤다는 이야기가 없는 걸 보면 그도 나름데로 일국을 잘 다스리기는 한 것도 같다.

미래가 불 투명한 미주총연과 두 분 총회장의 앞날을 위해서는 목숨 걸고 외치는 그런 용기 있는 아이 같은 측근들이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미주총연은 통합만이 답이고 통합을 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전 회원들은 다 알고 있고, 총회장을 두 번째 역임하고 있는 두 분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합이 정 안되더라도 경쟁적으로 열심히 일한다면 두 배의 열매를 맺을 수도 있지 않을까?

리더십이 풍부한 두 총회장 중에 박 회장은 밀어부치는 뚝심이 있고, 남 회장은 통큰 비지니스맨이고 항상 굵은 선으로 큰 그림을 그릴줄 아는 분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2년 후의 미주총연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워싱턴코리안뉴스 강남중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