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쿠글러 새들브룩 경찰서장은 소문난 지한파, 친한파로 알려진 현직 경찰 서장이다.
그는 새들브룩 시장을 역임(1969-1979)한 부친 에드워드 쿠글러가 6.25 참전 용사 였다는 인연을 깊이 존중해 일찍 부터 한인 커뮤니티와 돈독한 유대를 가져 왔다.
그는 틈나는 대로 인근 한인 데이케어 센터들을 방문해 노인들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으며 그가 설립한 유니아트 사법 연합 장학회는 10여년 전 부터 한인 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고 그는 한인 사회 대표적 시민 단체인 시민 참여 센터와 제휴, 한인 학생 인턴들의 새들브룩 경찰서 견학을 주선하곤 한다.
그가 한인 사회와 이와 같은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근간에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던 그의 아버지가 자리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당시 위생병으로 복무했단다.
그곳에서 동안 수 많은 죽음을 보며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거두어주는 것 만큼 의미있는 일은 또 없다 여겨서 그는 전쟁에서 돌아와 1958년, 새들부룩에서 장례 서비스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그 일은 아들인 밥 쿠글러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기자는 펀드레이져 파티에 예상 시간 보다 일찍 도착해 그의 와이프 크리스 쿠글러와 잠시 대화할 시간을 가졌는데 행사 이틀 전엔 쿠글러 시장이 직접 두 명의 장례를 치뤘고 바로 전날에도 한인 데이케어 센터의 할머니가 96세로 생을 마감하고 그 마지막 가는 길을 쿠글러 서장이 정성껏 핸들 했단다.
경찰서장 직무를 행할 당시에도 아무리 바쁜 일정이라 해도 돌아가신 한인 노인들의 장례만큼은 발벗고 달려가 헌신을 다하는 사람이라며 그의 20년 한인 동료이자 지원군인 송다니엘 경관이 귀띔해줬다.
모금행사에 참석한 이들 중엔 지난 9월, 쿠글러 서장의 정성스런 장례 서비스를 받은 유가족도 참석했는데 “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극진한 예우로 어머니의 마지막 길을 쿠글러 서장이 장식해 주었다”며 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그의 진심어린 케어에 감동했단다.
한인 동포들과, 특히 한인 노인들에 대한 쿠글러 서장의 각별한 애정이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선거에 카운티 보안관, 쉐리프에 도전 하고 있다.
카운티 보안관은 우리로 말하면 카운티 경찰 청장인 셈이다. 타운 경찰들을 직접 통솔 하지는 않지만 상급 기관으로 카운티 전체의 치안과 주민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직책이다.
이런 그의 후원의 밤 행사가 26일 밤 새들브룩의 한 연회장에서 열렸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뷔페 레스토랑 다이나스티 였다.
출중한 외모와 활발하고 상냥한 성격의 와이프 크리스틴 쿠글러와 딸 셰이나 쿠글러가 직접 프론트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행사의 주빈인 밥 쿠글러가 씩씩하고 쾌활하게 각각의 테이블을 다니며 기념품을 놓는 모습을 보니 그가 당선만 된다면 버겐카운티에는 호박이 넝쿨째 들어오겠다는 생각 마저 들게 하는 ‘일꾼’ 가족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행사장에서의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했던 대로 한인들은 꽤 모습을 보였는데 주요 공화당 인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번 에지워러 시의원 출마자 모금행사에선 뉴저지 주지사에 도전하는 잭 치아타렐리 후보가 참석해서 한인공동체에 와닿는 연설을 했기에 이번 밥 쿠글러 쉐리프 도전자의 모금행사에서도 기대를 했었는데 끝내 볼 수 없었다.
주지사 선거를 열흘 여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인 필 머피 주지사의 지지율이 잭 치아타렐리 공화당 후보보다 6%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두 후보간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면서 막판 경쟁이 치열해졌다.
에머슨칼리지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머피 주지사는 50%, 치아타렐리 공화당 후보는 44%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여전히 머피 주지사가 앞서고 있지만 이번 주지사 후보 여론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6%로 좁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지난 9월 말 실시된 스톡턴대 여론조사에서 머피 주지사는 치아타렐리 공화당 후보를 9% 앞섰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인 것.
이번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이 높은 재산세 문제 해결이 차기 주지사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꼽았다. 결국 어느 후보가 재산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지가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보통 쉐리프 선거의 향방은 주지사 선거 여론조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단다.
이렇게 잭 치아타렐리 후보와 현 주지사인 필 머피가 박빙을 이루는 가운데 보안관 선거 도전자인 밥 쿠글러의 선거 여정 또한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된다.
그런데 치아타렐리 공화당 후보가 선거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버겐카운티 세리프 공화당 후보로 나선 밥 쿠글러는 곤경에 빠져 있다. 장례차량 에스코트 문제 때문이다.
뉴저지 일원 동포들에겐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인 ‘장례 차량 에스코트 서비스’는 장례 행렬의 교통안전을 위해 교통경찰관이 순찰차량을 이용해 운구부터 장지 도착까지의 전 과정을 에스코트해 가족을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 고인과 유족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발인을 제공하는 제도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새들부룩 시의회는 그가 쉐리프 출마를 위해 공화당 후보로 등록하자 직권남용으로 이 대민 서비스를 남발 했다고 직무정지 시켰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지사 출마자인 잭 치아타렐리도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기자가 얼마전 참석했던 에지워러 시의원 출마자 모금행사에서 만났던, 한인 출마자들과 한인 공화당 시의원들은 어느 한 사람도 볼 수 없었다.
우리 한인들 보다 한인들을 더욱 사랑하고 한국 사랑을 멈추지 않는 버겐카운티 세리프 출마자의 모금행사에 한인 정치인들의 몸사림이 느껴져 가슴이 먹먹, 미안함 마저 느껴지는 밤이었다.
아, 우리 한인동포들은 어째야 할 것인가.
뉴욕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