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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2.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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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朴 사면론’ 최종 승자는 이재명?…”계산된 침묵”vs”원칙론”

“나까지 입장 밝히는 건 대통령께 부담”…4년 전엔 ‘사면 불가론’
사면론 선 긋고 기득권 개혁·부동산 정책 목소리

여권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말을 아끼고 있다. 경쟁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던진 사면론이 찬반 논쟁으로 번지며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이례적인 침묵이란 평가가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새해 정치권을 흔드는 이슈로 급부상한 사면론과 관련해 거리를 두고 있다. 평소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이슈를 선점하고, 기본소득 등 논란이 있는 쟁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정치권은 최근 여권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이 지사의 입장 표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그는 전날(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까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사면론은 이 지사와 여권 대선주자 1위를 다투는 이 대표가 지난 1일 신년 인터뷰에서 “적절한 때가 오면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 드리겠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그러나 당내에서 찬반 논쟁이 불붙자 민주당 지도부는 이틀 만인 3일 긴급 간담회를 통해 더 이상 논란을 키우지 않는 쪽으로 진화에 나섰다.

이 지사의 침묵 역시 복잡한 당내 여론 및 지지율을 감안한 전략적 행보라는 시각이 많다. 찬성할 경우 강성 친문 성향의 의원·지지층 반발을 사게 되고, 반대할 경우 야권 성향 지지층을 자극할 수 있어 입장 표명 자체를 ‘잃는 패’라고 봤을 가능성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최근 여권 대선주자 1위에 오른 상황에서 섣불리 행동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겠나”라며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했다.

반면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통화에서 “사면은 정국주도권과 연결되는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며 “법률가 출신이자 현직 도지사로서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면론에 대한 이 지사의 입장과 관련해서는 “이미 밝힌 바가 있다”며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우선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사면론에 대한 이 지사의 입장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알려진 바 있다. 이 지사는 2017년 3월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쟁자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 등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사면불가 방침을 (경선 후보들이) 공동 천명하자”고 제안했다.

사면론에 선을 그은 이 지사는 기득권 카르텔 해체, 경기도 기획부동산 원천 차단 등 정책 어젠다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에선 기획부동산 발붙일 수 없게 할 것”이라며 토지거래허가지역 추가 지정을 밝혔고, 전날에는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지 않으면 지지율 87%의 민주 정부도 무너진다”며 “검찰개혁, 사법개혁은 물론 재벌, 언론, 금융, 관료 권력을 개혁하는 것으로 지체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 = 뉴스1